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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원 「표정만방지곡」으로 개막/송년통일음악회 첫 공연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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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원 「표정만방지곡」으로 개막/송년통일음악회 첫 공연 주변

입력
1990.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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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화씨 남 첫소개 옥류금으로 「도라지」연주/“북한에 판소리 있느냐”에 성단장 즉석서 불러/달력·기념배지·엽서등 다양한 선물 배포/「우리의 소원」 남북 출연자·관중도 참여 “감동”○…9일 저녁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90 송년 통일전통음악회」 1차 합동무대는 남측 국립국악원 정악연주단의 아악 「표정만방지곡」을 시작으로 개막.

이어 김선한씨의 거문고 독주 「산조」,성창순·강정숙·윤소인씨 등의 민요 「성주풀이」 「까투리타령」 「물레타령」 「진도아리랑」,황병기 집행위원장 지도의 가야금 합주 「심향무」,광주 시립국극단의 「심청가 중에서 부녀상봉대목」,국립무용단 등의 타악 「북의 합주」가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전통 궁중악인 「표정만방지곡」은 북한에서는 계급의식을 강조한다는 이유로 배척되고 있는 음악이다.

○…남측공연이 끝나고 20분간의 휴식후 2부 무대를 꾸민 북측의 평양 민족음악단은 전통민요와 여기에 뿌리를 둔 창작민요를 중심으로 북한지역에서 변화·발전돼 온 전통음악을 선보여 2천7백여석을 꽉메운 청중의 박수를 받았다.

○…북측은 20곡을 선보인 이날 공연에서 인민배우 김진명씨(78)와 공훈배우 김관보씨(69·여)가 함께 혼성으로 「정방산성가」 「자진난봉가」를 불렀고 공훈배우 백영희씨(여)는 「평북영변가」 「바다의 노래」를 독창. 배윤희씨(여)는 「능수버들」 「양산도」를 독창으로 소개했으며 승영희씨(여)는 남측 황병기 집행위원장과 북측의 성동춘단장이 공동작곡한 「통일의 길」을 열창,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밖에 김길화씨(여)는 남쪽에 처음 소개되는 옥류금으로 「도라지」를 연주.

○…제1차 공연에 앞서 리허설을 끝낸 북측은 성동춘단장 등 3인 공동기자회견에서 자신들이 가져온 음악회 포스터를 공연장에 게시하지 않는데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대해 90송년 통일전통음악회 추진위원회측은 『북측이 사전연락관 회의에서 포스터게시 요청을 하지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남북화합의 차원에서 북측의 요구를 수락,포스터를 게시하겠다고 밝혔다. 북측은 공연내용과 주요 출연진을 소개하는 포스터 5백장을 가져왔다.

한편 주최측은 9,10일 이틀간의 공연내용을 담은 카셋테이프를 만들어 음악회 관계자 및 북측 연주단과 취재진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무대 뒤에서는 남측 국악인 조상현씨와 북측 성동춘단장간에 남북국악에 관해 허심탄회한 즉석대화가 이뤄졌는데 조씨가 『북한에도 판소리가 있느냐』고 묻자 성단장은 판소리 춘향가에서 향모와 어사가 상봉하는 장면을 즉석에서 불러 남측 음악인들을 놀라게 했다.

성단장은 『북한에도 판소리가 있는데 남한에서 없는 것으로 잘못알고 있다. 우리는 이미 「춘향전」 「적벽가」 「심청가」 등 판소리 5가집을 정리해 책으로 펴냈다』고 밝혔다.

성단장은 판소리를 월북한 공지남 조상선 임소향으로부터 배웠으며 현재 북한에 임소향만 살아있다고 전했다.

○…합동공연에 앞서 상오10시부터 창덕궁 관광에 나선 북측일행은 이우용 관리소장 등의 따뜻한 영접을 받았는데 일행중 원로급배우 김진명 김관보씨와 기자,연락원 등 4명은 불참하고 29명만이 관광.

이들은 안내원 및 남측 기자단과 담소를 주고 받으며 인정전 대조전 비원과 양반집을 복원한 아흔아흡간집 등 2.2㎞에 가까운 창덕궁 길을 산책.

○…이들은 창덕궁을 둘러보는 동안 달력·기념배지·엽서·도자기 등 다양한 선물을 안내원과 보도진들에게 나눠주며 말을 걸어오는 등 첫날보다는 여유있는 모습.

한 여단원은 휴식시간에 안내원 이형미양(26)에게 을밀대의 고궁모습이 담긴 그림엽서를 건네주며 『우리는 전통문화 유산에 신경을 많이써 임진왜란때 파손된 것을 거의 복원,언제 어디서나 유적을 관광할 수 있다』고 자랑.

○…공연장 2층에서는 박태준 민자당최고위원 김대중 평민당총재 등 정계인사와 이승윤부총리 등 정부 고위인사 1백여명도 부부동반으로 관람.

공연이 끝난 뒤 박민자당 최고위원은 『한마디로 감격스러울 뿐이다』고 말했고,김평민총재는 『남북이 진정으로 하나로 통일된 느낌』이라고 소감을 피력.

○…이날 음악회는 피날레에서 청중의 열렬한 앙코르에 답례,남북 합동연주단의 반주속에 남북 공연단원 2백50여명 전원이 나와 함께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을 부름으로써 절정을 이루었는데 객석에서도 함께 일어나 합창,연주회장은 통일염원의 열기에 휩싸였다.

일부 청중들은 눈물을 글썽거리기도 했으며 2층 2백명의 합창단원이 청사초롱을 밝히면서 통일을 염원하자 청중이 앙코르를 다시 요청,남북합동 연주단원들은 「우리의 소원」을 또한번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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