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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조 동경 장악… “곧 천하통일”(야쿠자가 몰려온다: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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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조 동경 장악… “곧 천하통일”(야쿠자가 몰려온다:6)

입력
1990.12.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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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백40개 조직에 2만3천명/기관총·장갑차등 동원 군소계파 흡수/합법 기업체 가장 단속도 성과 못거둬일본경찰이 야쿠자 대책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고 있지만,이를 비웃듯 살인 납치 총기난동 등 야쿠자조직의 범행은 그치지 않고 있다.

특히 일본 최대의 폭력조직 야마구치구미(산구조)가 황금시장인 동경 일대에 본격진출,경찰이 대책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6일 하오9시50분께 고베(신호)시의 한 아파트에서 살인혐의로 수배중이던 41세의 야쿠자 조직원이 권총으로 살해된 시체로 발견됐다. 이와다(암전호청)란 이 폭력배는 지난 6월28일 후쿠오카(복강)시 내에서 야마구치 계열의 조직원을 사살한 혐의로 수배중이었다.

경찰은 야마구치쪽의 보복살인으로 보고 특별수사에 착수했는데 이와다쪽 조직의 재보복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지난 10월26일 오사카(대판)에서는 야쿠자 조직원 4명이 출근길의 빠찡꼬기계 판매회사 사장을 납치,현금 1억엔을 빼앗아 달아났다. 이들은 사장을 조직의 사무실로 끌고가 권총과 칼로 위협,현금 1억엔을 임시로 개설한 가공구좌에 입금시키고 『신고하면 해치우겠다』고 위협한 뒤 풀어주었다.

지난 2,3일 이틀동안 오사카에서는 4건의 권총발사 사건이 일어났다.

2일 새벽 이쿠노(생야)구에 있는 야마구치계열 사무실에 총탄 5발이 날아들자 다음날 새벽 덴노지(천왕사)구에 있는 나미다니구미(파곡조) 사무실에 보복 총탄이 날아들었고,30분 후에는 다른 지역의 같은계열 사무실에,하오에는 또 다른 사무실에 여러발의 총탄이 날아들어 주민들이 공포에 떨었다.

이밖에도 린치 테러 등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세력다툼과 공갈 납치강도 같은 「돈벌이」 범행이 전국 각지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활발하게 「사업」을 계속하는 조직은 일본 최대의 야마구치계열.

1910년대 고베에서 조직된 야마구치구미는 일찍이 간사이(관서)지방을 제패했고,그 여세를 몰아 규슈(구주) 시고쿠(사국) 주고쿠(중국) 홋카이도(북해도) 지역에까지 문어발을 내린데 이어 최근에는 동경을 중심으로한 간토(관동) 지방에 튼튼한 거점을 마련했다. 5년전부터 동경진출을 기도해 온 야마구치 조직은 현재 동경 일원에 52개 단체에 68개의 사무실을 갖고 있다. 광역 폭력조직의 「공식 입경」을 확인한 동경 경시청은 오는 12일 수도권 현경의 폭력담당 간부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열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이 부동산업 건설업 금융업 등 합법적인 기업체 간판도 걸고 있어 단속에는 별다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일본경찰은 야마구치구미·이나가와(도천)회·스미요시(주길)연합 등 3개 폭력단을 「지정 3단체」로 규정하고 특별대책에 골몰하고 있으나 야마구치구미는 갈수록 세력을 확장,「천하통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찰 백서에 의하면 작년말 현재 야마구치 조직은 전국에 8백1개 조직 2만2천3백6명의 단원을 거느리고 있었는데,9개월만인 올해 9월에는 조직수가 8백40개,단원수는 2만3천47명으로 늘었다. 5년전에 비하면 조직수가 3백60개,단원수가 1만여명 늘어 세력은 1.8배나 팽창했다.

이 조직은 제2의 폭력단이 나가와회와 우의 관계를 맺고있어 사실상 일본 전국을 장악한 것이나 다름없다. 말단 조직원들 사이에는 지금도 「나와바리」(관할구역) 싸움이 간혹 벌어지지만 3대 야마구치조장 다오카(전강일웅)시대 이래 우두머리 끼리는 두터운 우호관계이다. 또 현재의 두목인 5대조장 와타나베(도변방칙)의 취임에 반발,조직에서 탈퇴했던 다케나카구미(죽중조) 등 4개 조직에 엄한 「징벌」을 가해 괴멸시키거나 흡수했다.

이들은 한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시골 야쿠자 조직에 「전쟁」을 도발,야마구치 산하로 편입시켜 왔다. 이 전쟁에는 최고 3백명의 단원을 투입하며 권총 기관총을 쏘는 것은 물론,한때는 불도저를 개조한 장갑차까지 앞세웠었다.

조직간의 세력다툼 못지 않게 야쿠자 조직의 「돈벌이」 활동도 극성스러워 피해자들이 엄청나게 늘고 있다. 채권변제나 교통사고 보상 등 민사분쟁에까지 깊숙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일본경찰은 이같은 민사개입 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각 경찰서에 폭력상담 창구를 개설했는데 상담건수는 해마다 폭증추세이다. 지난 80년 한햇동안 8천8백73건 이었던 상담건수가 지난해에는 2만8백6건이나 됐다.

기업체의 간부들을 위협해 주식을 양도받거나 불법 대출을 받아 떼먹는 등 악랄한 갈취행위가 늘어나자 전국 각 지방에 「폭력배 추방센터」라는 관민 합동조직이 생겨났고 작년 5월에는 「전국 기업대상 폭력대책 연락협의회」라는 연합조직까지 결성됐다.

그러나 이런 노력들은 아무 성과도 거두지 못할 뿐 아니라,폭력단에 대한 공포를 확산시키는 역효과까지 일어나 일본경찰은 급기야 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기에 이르렀다.<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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