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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환경청국장 자살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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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환경청국장 자살 “충격”

입력
1990.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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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마타병 보상 고민끝 죽음 선택” 추측/「정부 공해정책에 항변」분석… 수습 큰 관심일본의 공해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환경청의 수석국장이 국가정책에 항의,스스로 목숨을 끊어 일본 정부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공해병의 상징인 미나마타(수오)병 소송주무국장인 야마노우치·도요노리(산내풍덕·53) 환경청 기획조정국장은 지난 5일 하오 동경도 마치다(정전)시의 자택 2층에서 전깃줄로 목을 매 자살했다.

그는 가족들에게 간단한 메모를 남겼을 뿐 유서를 남기지 않아 정확한 자살의 동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미나마타병 환자들에게 피해보상을 해주고 화해하라는 5차례의 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정부와 피해자들 사이에 끼여 고민해온 점으로 보아 자살로써 정부측 태도에 항의를 표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지난 9월28일 동경 지방재판소는 미나마타병 환자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판에서 국가에 대해 「화해권고」판결을 내렸을때 그는 기자들에게 『재판부가 사건해결을 강하게 원하고 있음을 알았다』며 국가가 화해권고 수용의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었다.

그러나 그후 환경청 후생성 대장성 등 관련부처와의 대책회의에서 정부측 견해로 『미나마타병에 대한 국가의 책임론을 수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지자 정부측 창구인 그는 무척 곤혹스러워 했었다. 국가가 화해를 거부하자 동경 지방재판소는 최근 앞으로 2개월안에 당사자끼리 반드시 화해를 하도록 결정한 「변론겸 화해기일」을 지정했다.

이 결정에 따라 피해자들과의 대화를 모색하기 위해 기타가와(북천석송) 환경청장관은 5일 미나마타(수오)시로 피해자들을 찾아갔는데,당초 야마노우치 국장도 장관을 수행할 계획이었으나 준비작업을 위한 과로로 갑자기 열이나 집에서 쉬던중 자살했다. 아무 화해대책도 없이 장관이 현지를 방문하는 것은 사태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했으리라는 추측이다. 미나마타병이란 현대 화학공업의 중금속 폐수가 일으키는 상징적인 공해병.

지난 53년 구마모토(태본)현의 서쪽 해안에 자리잡은 공업도시 마나마타시에서 어부들과 그 가족들이 원인모르게 손발이 뒤틀리고 난청·언어장애 등 중추신경 마비현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목숨을 건져도 사지마비장애라는 후유증이 남는 이 병은 66년에 집단적으로 발병,역학조사결과 그 원인이 미나마타시의 질소비료공장에서 배출하는 폐수로 밝혀졌다.

미나마타시는 메이지(명치)시대에 일본 질소비료공장의 설립과 함께 발달된 화학공업도시.

이 질소비료공장에서 배출하는 수은등 중금속성 폐수가 인근 바다를 오염시켜 그 바다에서 잡은 어패류를 먹은 어부와 가족들이 집단 발병,마나마타병이란 이름이 붙게 된 것.

이에 따라 4백여명의 환자들이 동경 지방재판소에 국가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으며 이밖에 다른 1천6백여명의 피해자들도 후쿠오카(복강) 교토(경도) 지방재판소 등에 따로따로 제소,재판은 5개 재판소에서 동시에 진행돼 왔다.

이 소송은 공해병의 단죄라는 점에서 일본은 물론 해외에서도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켜 왔는데 미나마타병의 주범인 질소비료회사는 판결이 내려지기전 재판부의 화해권고를 받아들여 수십억엔대의 보상금을 지급한 후 문을 닫았다.

그러나 공해배출에 대한 감시의무 태만등으로 제소된 일본정부는 2천명에 달하는 피해자 모두가 미나마타병에 걸렸다고 인정할 수 없으며,발병원인도 국가에 모든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화해를 거부했다.

그러나 동경재판소를 비롯한 5개 재판부 모두가 국가와 피해자들의 합의를 권유하는 「화해권고」 판결을 내렸는데도 정부가 강경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자 야먀노우치 국장은 정부와 민간인 피해자들 사이에서 번민해 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살한 야마노우치 국장은 동경대 법학부 출신. 후생성을 거쳐 지난 7월 환경청 수석국장으로 승진했으며 차관후보로 꼽혀 왔다.

소신있는 고급공무원의 「죽음의 항변」을 일본 정부가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큰 관심거리이다.<동경=문창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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