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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신도시/정숭호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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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신도시/정숭호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0.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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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분 신도시 아파트분양이 5일로 끝났다.수도권 5개 신도시에서는 지난해 분당 시범단지분양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8만4천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됐다.

불과 1년 사이에 1만5천가구의 주택이 들어서 있는 과천시의 6배 가까운 물량이 쏟아진 셈이다.

그러나 이같은 방대한 물량작전에도 불구하고 기존주택가격은 요지부동이다.

오히려 강남 등 서울 일부지역에서는 비록 호가일망정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현재로서는 「수도권에 주택을 대량 공급,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신도시 건설목표는 크게 빗나갔다고 밖에 볼 수 없다.

11월분 동시분양 경쟁률이 약 25 대 1로 10월분 동시분양 경쟁률 17 대 1보다 월등히 높아져 『동시분양이 계속되면 과열경쟁이 수그러들뿐 아니라 금년 안에 1순위 미달사태가 속출할 것』이라던 정부관계자들의 전망도 또 하나의 허풍으로만 남겨지게 됐다.

이같은 신도시 건설목표의 실패는 아무래도 정부 쪽에 책임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는 4월에 있었던 신도시 건설계획 발표만으로도 연말까지 기존주택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는데 신도시 아파트가 본격 분양되고 공사까지 상당히 진척된 올 들어서는 오히려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상황은 정부가 무엇인가를 잘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여러 차례 지적된 사안들이지만 신도시 분양을 앞두고 느닷없이 터져나온 채권입찰제 확대실시,분양가 인상검토,유주택자에 대한 청약자격제한검토설 등등이 과열경쟁과 가격상승을 부추겨왔다는 것이다.

주택수요가 크게 늘어나 과열경쟁이 야기됐다는 정부의 주장에 일리가 없진 않지만 투기이득을 노린 가수요를 막지 못해 수요가 늘어났다고 보면 이 역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다행스러운 것은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는 내년 9월이면 기존주택이 매물로 쏟아지기 시작,주택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실제로 주택가격을 선도해온 전세가격이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이같은 낙관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그러나 내년에도 올해처럼 정부가 과열경쟁을 부추긴다면 이같은 희망도 물거품이 될 것이며 신도시 건설계획은 영원히 실패작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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