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웬사 경제기적 기대못해… 권력남용 우려/티민스키 「번영의 희망」상징… 「과거」의혹 증폭/권위주의 유혹·신비스런 이방인사이서 갈등【타임 12월10일자·본지특약】 폴란드인들은 지난달 25일 폴란드역사상 최초로 실시된 대통령직선에서 선거에서의 이변이라는 산뜻한 경험을 했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완전하지 못한 폴란드에서 이번 선거결과는 보통이상의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3개월전 선거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스타니슬라프·티민스키 후보(42)가 당초 자유노조지도자 레흐·바웬사(47)와 타테우스·마조비에츠키 총리(64)간의 대결로 압축되리라 예상됐던 선거전에서 2위를 차지해 오는 9일 바웬사와 결선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바웬사는 이번 선거에서 3위로 참패한 다음날 사임을 선언한 마조비에츠키 총리와의 관계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마조비에츠키는 폴란드의 경제적 혼란에 불만을 품은 유권자들의 희생양이 됐다.
폴란드는 동구 여러나라들중 가장 급진적인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추진중에 있지만 연 2백%에 이르는 인플레와 1백만에 달하는 실업자 증가 등에 좌절한 폴란드인들은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따르는 이같은 난맥상에 격분했던 것이다.
15개월전 권력을 장악한 자유노조정부의 지도자인 마조비에츠키가 자동적으로 주요 표적이 됐다.
바웬사와 티민스키는 상황을 호전시키겠다고 약속했지만 결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바웬사는 시장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으며 이를 위해 「도끼를 가진 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언했다.
바웬사는 또한 반유태주의를 내걸었다. 폴란드내의 유태인은 5천여명에 불과하지만 폴란드가 처한 난국의 배후에는 유태인이 있다는 루머가 난무하고 있다. 마조비에츠키도 유태인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그의 고향의 주교는 마조비에츠키의 조상들이 15세기 이후부터 줄곧 가톨릭 교도였다는 사실을 확인해야 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지난해 자유노조 후보들이 의회선거를 휩쓸었을때 바웬사는 마조비에츠키를 총리로 선택하고 막후실력자로 남기를 기대했었지만 마조비에츠키는 바웬사를 멀리하기 시작했다.
이 두사람간의 싸움에 직면한 폴란드인들은 티민스키에게서 자신들의 번영에 대한 희망을 실현시켜 줄 수 있는 새로운 얼굴,성공적인 기업인상을 발견했다.
티민스키는 젊은이들과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타격을 받은 탄광촌과 농촌지역으로부터 많은 표를 긁어 모았다.
하지만 폴란드인들은 티민스키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 지금에서야 좀더 구체적인 사항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으나 그것마저도 알쏭달쏭하고 모순투성이다.
티민스키는 69년 관광비자로 폴란드를 떠나 캐나다에 정착해 그곳에서 컴퓨터학을 배웠다. 75년에는 공장과 발전소의 컴퓨터시스템 제조회사를 설립했다. 82년에 페루로 건너가 6년간 머무르면서 케이블 TV회사를 세우고 현재의 아내와 결혼했다.
그러나 티민스키의 주장과 모순되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티민스키는 폴란드를 떠난 뒤 지난해까지 귀국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자유노조를 지지하는 가제타 비보르차지가 인용한 정부기록에 따르면 그는 80년부터 90년까지 7차례에 걸쳐 리비아주재 폴란드대사관이 발급한 여권으로 입국했었다.
이러한 사실로 인해 티민스키가 과거 공산당정부의 비밀경찰과 연계돼 있다는 소문이 증폭되고 있다.
바웬사는 아직도 오는 9일의 결선투표에서 폴란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이다.
그러나 바웬사는 결코 경제기적을 일으킬 수 없다는 사실을 폴란드인들은 잘 알고 있다. 일부에서는 바웬사가 경제재건을 바라는 국민들의 희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새로 마련될 헌법하에서 대통령의 권력을 남용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바웬사는 선거전동안 법에 따라 통치하겠다고 강조했지만 그가 권력을 남용할 것이라는 우려는 많은 자유노조 동료들이 그에게 등을 돌리게 했다. 티민스키를 따돌리기 위해 지금은 바웬사에게 협조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러한 우려는 아직 남아 있다.
폴란드인들은 이번 선거에서 다른 동구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권위주의에의 유혹과 함께 신비스런 이방인에게 자신들의 운명을 맡기고 싶은 유혹에 빠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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