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동떨어진 유명무실한 제도정비/「부실우려」불구 영업활동 활성화 뒷받침재무부의 해외 현지금융관련제도 개선은 금융이 갈수록 국제화되고 기업활동 역시 해외투자의 활성화 등으로 해외비중이 자꾸 높아져가고 있는 추세에 맞춰 이들 금융기관과 기업에 새옷을 입혀 주겠다는 취지이다.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의 해외 영업활동은 갈수록 확대되고 있고 또 더욱 커져야만 하는 처지에 놓여 있는데 이를 금융면에서 뒷받침해야 할 현지금융 관련제도는 과거의 규제와 제한 등을 그대로 갖고 있어 이들의 커가는 몸집을 감당하지 못해왔던게 사실.
그래서 이 제도가 조속히 고쳐져야 한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제기돼왔다.
지금까지 해외진출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투자나 영업활동에 사용하는데 대해서는 괜히 마구잡이로 했다가 부실이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오히려 우세했지만 우리와 같은 자본부족국의 입장에서 해외활동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지금융이 거의 불가피한 선택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8월말 현재 국내금융기관 및 기업의 현지금융잔액은 90억6천1백만달러.
86년말 56억1천9백만달러에서 지난해말엔 86억5천3백만달러로 매년 10억달러정도가 늘고있다. 이중에서 국내 금융기관이 주선해 조달한 자금의 비중은 지난 8월말 현재 27.7%에 불과할 정도로 비중이 결코 많지는 않은 상태다.
이런면에서 이번 개선방안중 금융기관들에 눈에 띄는 대목은 한은의 공적인 외환보유액중 10%를 해외진출 국내금융기관에 예탁하겠다는 것.
정부는 그동안 외환보유액을 외국의 안정적인 유가증권에 운용하거나 유수은행에 예탁해왔다.
이 때문에 해외진출금융기관들은 정부가 외국은행에 맡겨놓은 돈을 더 비싼 금리로 되꾸어다가 현지의 국내기업에 조달하는,결과적으로 우리 돈을 남의 손을 한번 거쳐 이윤을 남겨준채 우리가 다시 쓰는 상황이 벌어졌다. 외환보유액이란 대외지급용이므로 다른 선진국들도 대체로 해외에서 운용하고 있지만 정부는 현지금융활성화를 위해 이중 10%를 해외진출 국내금융기관에 직접 예탁키로 한 것이다.
기업들 편에서는 현지금융의 제한이나 절차 상환기간 등이 대폭 현실화돼 이전에 비해서는 훨씬 쉽고 빠르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지금융중 건당 5천만달러이상의 차입이나 1억달러 이상의 지급보증,월 1백만달러이상의 신용차입 등에 대해 적용되고 있는 한은총재 허가제가 폐지된다. 지금까지는 해당 거래은행에서 한차례 인준을 받고나서도 또 한은의 허가를 다시 얻어야 했는데 앞으로는 해당은행의 인준만 받으면 되는 것이다.
이밖에 현실과 다소 동떨어졌거나 유명무실한 제도들도 대부분이 고쳐졌다. 상환기간의 제한을 없애고 은행자율에 맡긴 것,현지금융의 대지급에 대한 제재를 대폭 완화한 것,국내 담보제공시 교포뿐만 아니라 교포기업에 까지도 국외지점이 여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 등도 다 그런 맥락이다.<홍선근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