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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의 새로운 의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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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철의 새로운 의무(사설)

입력
1990.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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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포항제철이 조강능력 2백70만톤 규모의 광양제철 제3기 설비를 준공시켰다. 이로써 광양제철의 철강생산능력은 총 8백10만톤으로 늘어나고 포항의 9백40만톤을 합쳐 연간 1천7백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 셈이다.광양제철의 3기 준공은 여러 가지 면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첫째 조강생산능력에서 단위제철소로선 세계 3위의 초대형 설비를 가지게 된 것이며 세계에선 제8위,자유자본주의국가 중에선 제6위의 철강국으로 발돋움했다. 둘째로 이번에 새로 마련된 고로,제강,연주,열연 등 10개 공장과 13개 부대설비는 이른바 21세기형이라고 불려지는,선진국에서도 극히 일부 제철소에서만 채택하고 있는 최신예 첨단설비로서 제품의 품질향상을 기약해준다. 이는 곧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하는 것이며 완제품 생산업체의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하게 되었음을 뜻한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근본적인 취약점의 하나가 소재 및 부품산업의 후진성이라고 볼 때 자동차,전자제품산업 등에 값싼 원자재를 공급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은 수출신장을 위해서도 큰 도움을 주는 것이 된다.

셋째로 관련산업에 가져다줄 효과가 막대하고 전체산업의 신장에도 기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번에 투입된 총 공사비 1조9천2백71억원을 포함해서 포철은 88년에 1조8천1백46억원,89년에 2조56억원을 시설개선 등에 투자하고 있는데,작년의 경우 국내 총 설비투자의 약 12%에 해당되는 액수를 포철이 맡고 있어 이는 국내제조업 투자에서의 포철의 비중을 단적으로 입증해주는 것이다.

광양제철소가 가지는 또 하나의 특징은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제철소로 알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흔히 제철소 하면 검은 연기와 철강자재 등의 산적을 연상하게 되고 공해배출의 대표적 제조업체로 치부하기 쉽지만 광양의 경우 「공원 속의 제철소」라는 평을 들을 만큼 주위환경이 깨끗하다.

그러한 환경조성을 위해 광양제철은 지금까지 공해방지 등에 9천4백47억원이라는 돈을 투자하고 있으며 그 못지않게 사원들의 복지향상에도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사원들을 위한 주택단지 조성,자녀교육을 위한 완벽에 가까운 학교시설,장학금 제도,의료지원의 확충 등 포항이나 광양을 한 번 방문해 본 사람들은 국내 다른 사기업과의 너무나 차이지는 높은 복지후생제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복지후생은 노사간의 분쟁을 근본적으로 완화 내지는 해소시켜주는 요인으로서 타기업들이 가능한 한 본받아야 마땅한 일인 줄로 안다.

그렇다고 포철의 앞길이 순탄하다고만은 말할 수 없다. 최근 해외경기가 하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데다가 국제철강산업의 사양화가 예견되고 있으며 국제경쟁력도 차츰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지녔던 포철이 최근 수년 동안 높은 임금인상과 경쟁국들의 추격으로 점차 비교우위의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들린다.

따라서 포철은 이른바 「포철신화」에만 자위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보다 가볍고 보다 강한 철」을 만들기 위해 신기술을 연구·도입해야 할 것이며 원가절감,생산성 향상,고부가가치화 등에도 전력투구하는 자세를 갖추어야 할 줄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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