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940년부터 외국인 초청 프로그램인 IVP(International Visitor Program)를 운영하고 있다. 대상자는 한달동안의 숙식비와 일정액의 문화비를 받으며 영어가 서투른 경우 통역안내인이 동행해준다. 1백28개국 2백5군데에 설치된 미국 공보원의 추천을 받아 초청자가 선정되면 국무부는 42개나 되는 전문회사에 일정 수립,교통편 예약 등을 맡기고 미 전역의 1백3개 자원봉사단체의 도움으로 차질없는 여행을 주선한다.반세기동안의 방문자는 10만명이 넘으며 요즘도 매년 5천명 이상이 개인 또는 단체로 미국학습을 하고 있다. 「외국인 방문자의 날」로 지정된 지난 10월9일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는 IVP의 50년 기념파티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IVP관계자는 외국인 방문자중에는 전 영국 총리 대처,지스카르·데스탱 전 프랑스 대통령,가이후·도시키 일본 총리,빌리·브란트 전 서독 총리,과테말라의 니코예 부통령 등 전·현직 정부수반만 1백25명에 이르며 각료급도 6백명이 넘는다고 자랑했다.
미국이 막대한 돈을 들여가면서 외국인들을 불러들이는 이유는,거칠게 말하면 미국편을 많이 만들어 국익을 증진하자는 것이다. 각국 지도자의 50년 축하서한을 보면 그 점을 잘 알 수 있다.
대처는 『미국 방문기간에 미국인들의 활력과 번영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면서 『나는 영원한 미국의 친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31세때인 62년에 방문했던 가이후 총리는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개방경제에 깊은 인상을 받았었다』고 고마워 했으며 지스카르 전 대통령 역시 56년에 청년의원으로서 미국을 둘러본 경험을 지울 수 없는 기억이라고 회고했다.
48년 미국 공보원 설립이후 초청을 받기 시작한 한국의 경우는 지금까지 2천명 이상이,90회계연도(89년 10월∼90년 9월)에도 69명이 미국을 다녀왔다. 한미관계가 심화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국회의원 공무원 언론인 문인 등에 국한됐던 초청대상자도 재야단체 간부,운동권 대학생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들중에는 국무부관리를 만나 한미관계의 설명을 들을때 『Shut Up』(입닥쳐)하고 말을 막고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웅변한 사람도 있었고 일반인들에게 한반도의 분단과 6·25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강조하고 다닌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에 대해 미국인들은 내심은 어떤지 몰라도 『주견이 뚜렷해 좋더라』고 말하고 있었다.
우리는 언제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게 될까. 그 필요성부터 먼저 따져봐야 하겠지만 만약에 정부가 계획을 추진한다 하더라도 지금의 우리는 보여줄 것이 너무 없다. 한달동안의 미국여행은 남들에게 자랑스럽게 보여줄 것이나 숨김없이 자연스럽게 드러내줄 것들이 우리는 언제나 많아지게 될까를 생각하게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