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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야쿠자」키워 진출 “발판”(야쿠자가 몰려온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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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야쿠자」키워 진출 “발판”(야쿠자가 몰려온다:2)

입력
1990.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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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조직은 “세확장” 끈잡기 혈안/송년회등 빙자 수시 방한/일로 불러 폭력연수·의형제 결연/「아나고 검법」등 폭력 노하우 전수/칠성파 두목등 일서 무릎꿇고 충성 맹세도일본 야쿠자 조직은 이미 국내 폭력조직의 백 그라운드로 자리를 잡고있다.

자파의 세력확장과 조직원 훈련,자금지원을 노려 국내 폭력조직들은 다투어 일본 야쿠자 조직을 붙잡으려 애쓰며 친교가 이루어지면 「폭력연수」를 다녀온다.

사격술 검법은 물론 야쿠자 충성교육 조직관리 요령 등을 배우며 의형제 결의를 맺은 국내조직은 일본조직을 든든한 배경으로 삼아 급속히 세력을 키우고 있다. 일본 야쿠자는 또 국내진출에 이들 조직을 발판으로 삼기위해 송년회 관광 등을 빙자해 수시로 드나들며 유대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2일과 3일 부산에 들어온 야마구치구미(산구조)의 중견 간부급 70여명은 일류 호텔에 투숙,호화 유흥업소에서 국내 연계조직과 성대한 송년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입국 사실이 보도돼 국내 조직과의 합석은 못하고 있다.

야쿠자와 긴밀한 유대를 맺고 있는 국내조직은 칠성파 20세기파 신칠성파 신20세기파 등 부산의 4대 조직이 두드러지고 있으나 다른지역 중소 신흥조직도 세력증강을 위해 야쿠자와의 연계를 백방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쿠자와 맨 처음 본격적으로 교류를 한 것으로 알려진 것은 부산 최대 조직인 칠성파. 두목 이강환씨(47·전과 7범·수배중)는 기존 칠성파의 재규합과 세력확장을 위해 조직원들을 거느리고 지난 88년 11월 오사카를 방문,야마구치구미 산하 가네야마구미(금산조) 두목 가네야마·고사부로(금산경삼랑)와 의형제 결의인 사카즈키(주배) 의식을 가졌다.

1시간동안 진행된 이 행사는 사카즈키의 전형이라 할만큼 성대한 것이었다.

양쪽의 소두목급 이상 30여명씩의 일렬로 도열한 부하들을 사열하며 식장에 들어섰다.

야쿠자들은 사무라이 복장에 짧은 머리였고 칠성파는 검정양복에 흰 넥타이를 맸다. 엔카(연가) 연주속에 각자 명패앞에 앉은뒤 입회인이 등장하며 의식중개인 의식진행자가 입장했다. 절차에 따라 의식이 진행된뒤 맨 마지막으로 잔에 따른 정종술을 가네야마가 55%를 마시고 나머지를 이강환씨가 무릎을 꿇고 마셨다.

이씨가 마신 잔을 깨끗이 닦아 가슴속에 간직한뒤 가네야마 중개인 진행자 등 넷이 손을 잡고 우의를 확인하는 것으로 의식은 끝났다. 이 잔은 조직의 가보로 전수되는게 야쿠자의 전통이다.

부산 「백호파」(두목 최재문·30·구속중)도 야쿠자 연수를 했다.

전남 광양을 무대로 한 폭력조직이었던 「백호파」는 현지에서 경쟁조직인 「라이온스파」에 밀려난뒤 두목 최씨를 비롯,중간 보스들이 부산으로 진출해 유흥업소와 도박판 등에 발을 들여놓고,절치부심조직 재건을 모색해 왔다.

서면과 동래,조방 앞 등지의 도박장을 무대로 청부폭력,금품갈취를 일삼아 온 이들은 지난해 9월 행동대장,김양원씨(27)가 10여년전부터 알고 지내던 야마구치구미 산하 시게야마구미(중산조·두목 중산장지·53)의 두목 보좌역인 귀화 한국인 야마나카·나리야스(산중성태·30)를 김포공항으로 영접나가 시게야마에게 결속을 약속,일본 초청을 제의 받았다.

이후 두목 최씨 등 3명이 동일 관광호텔 오락실 청부폭력 사건으로 구속되자 행동대장 김씨 등 4명이 야마나카·나리야스씨로부터 여행경비 일체를 지원받고 지난 3월16일 도일,각각 6박7일,12박13일간 체류하며,2개반으로 나누어 야쿠자 연수를 받았다.

이들은 머리를 야쿠자들 처럼 짧게 깎은뒤 야쿠자 맹세를 하고,충성심 교육,예절,경호,야간 사격술 훈련 등을 받았다.

야쿠자 연수과정중 하나인 충성심 교육은 「한번 충성을 맹세하면 목숨을 바쳐 복종한다」 「야쿠자는 일반 시민을 괴롭히지 않는다」 「야쿠자간 싸움을 피하고,동작이 기민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결연을 맺은 조직은 1년에도 몇차례씩 서로 오가며 우의를 다졌고 국내 조직은 야쿠자식 조직 관리기법과 자금관리 요령 등을 도입했다. 합동 유격훈련으로 조직원을 단련시키고 회칼로 허벅지 살을 도려내는 「아나고 검법」 등 무자비한 폭행수법을 사용하는 것도 모두 야쿠자들의 흉내를 내고있는 것이다.<부산=최연안·박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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