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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베일」 못벗긴 “의혹쌓기”/「민방국정감사 8일」이 남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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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베일」 못벗긴 “의혹쌓기”/「민방국정감사 8일」이 남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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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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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내정설 13대 낙천­후원회 등 정치선·재벌배후 안풀려/금융특혜설 규모비해 730억 여신제공은 “보기드문 관행”/주가의혹설 9∼10월 동안 가격·거래량 동종업체 3배 넘어민방 미스터리는 끝내 풀리지 않은 채 넘어가는 것인가. 8일간의 「민방국감」과 지배주주인 태영 윤세영 회장에 대한 「청문회」가 남긴 것은 무엇인가. 한마디로 태영 주변에 의혹의 연기는 자욱한데 불길은 여전히 확인되고 있지 않는 것이 현재의 「국감보고서」다. 때문에 문제의 불길이 자연발화에 의한 것인 「지방화」에 의한 것인지의 논란은 실마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며 연기사이로 의혹과 결백의 상반된 주장이 거의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사전내정 및 배후설,개운찮은 심사·선정과정·금융특혜·주가조작시비 등­이른바 정경유착설로 압축되는 민방선정의 쟁점을 사안별로 살펴본다.

◇사전내정설=공보처는 10월10일 주주신청을 마감하고 일주일 후인 18일 ▲공익성 ▲자금조달능력 ▲재원의 건전성 ▲대기업·정치인·특정종교단체 배제 등의 심사기준을 제시했다.

그러나 과거 태영의 관급공사의존 성장배경과 주력업종(부동산·레저·건설업),현재의 재무구조 등을 미뤄 과연 이 요건을 얼만큼 충족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도급순위 34위의 건실한 중건설업체로서 부채비율이 동종업체 평균에 비해 크게 낮다는 게 정부측 주장. 반면 물타기증자가 성행하던 88년 이후 공개된 12개 건설업체만을 보면 태영의 재무구조가 특히 양호하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야당의 얘기이며 『총 자산 1천42억원에 부채 7백50억원,순자산 2백92억원에 불과하며 단기차입금이 1백82억원에 달해 민방기본 출자금 3백억원마저 마련키 어려운 상태』(김덕룡 의원)라는 주장이다.

또한 『골프장·레저업체에 진출하고 쇼핑센터 설립을 이유로 서울 및 근교에 부동산을 매입해 커온 부동산기업에 공익성을 중시해야 할 민방을 맡길 수 있느냐』는 도덕성의 문제도 심각히 제기돼 왔다.

이와 관련,윤 회장이 여권내 주요인물과 폭넓은 친분관계를 갖고 있으며 지난 13대 총선에서는 강원 철원지역 민정당 공천이 거의 「낙점」된 상태에서 김재순씨의 「정책공천지구」로 결정나는 바람에 밀렸다는 후문이다.

윤 회장이 민방선정 직전까지 민자당적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이나 10여 민자 의원 후원회에 가입돼 있다는 사실 등은 태영의 정치선을 짐작케 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태영의 배후에 재벌 등이 있다는 설도 대두되고 있다.

이같은 정황들이 사전내정설을 뒷받침하고 있는데 사실 대기업 배제원칙을 내세웠을 때 이미 민방 후보는 1∼2개로 압축돼 있을 수밖에 없다는 우리의 업계현실에 유의하는 시선도 많다.

5공시절 관급공사의 대명사였던 태영이 6공 들어서도 인천항 연안항구축조 7∼9차 공사 11건(공사비 4백95억원)을 따내는 등 수주공사의 60% 선이 「관급」이란 점은 태영의 기업위상을 짐작케 해주는 지표라는 얘기도 있다.

◇금융특혜=임춘원 의원(평민)은 한국은행 감사에서 『올 들어 태영과 본격 거래를 시작한 신한은행이 10월말 현재 당좌대월 40억원,사채지급보증 2백49억여 원 등 모두 2백89억여 원의 여신을 제공했으나 담보는 22억7천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혀냈다. 이어 잇단 은행감사에서 ▲산은이 태영계열 태영산업에 시설 및 운영자금 3백2억원 ▲주택은행의 67억원 등 모두 7백30억원의 여신이 제공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이나 산은은 『태영의 경영내용과 성장가능성을 보아 은행업적 신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판단』 『지보는 각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유치하려는 상품이자 금융관행』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태영 정도의 기업에 대해 공장설비를 담보로 산은이 거액을 대출해 주는 것은 그야말로 「보기드문」 관행이며 또한 은행측이 무담보 지보 예로든 대우·유공 등의 여신관리업체와 태영의 경우는 같은 반열에서 취급할 수 없다는 것.

◇주식거래의혹=지난 8월말부터 주주결정이 이뤄진 10월31일까지 태영주가가 70% 이상 상승한 데 비해 동종업체는 22% 상승에 불과했고 거래량은 9∼10월 2개월 사이에 7∼8월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는 점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

증권감독원측은 10월만의 주가동향을 들어 특이한 점이 없다는 주장이나 윤 회장의 아들 윤석민씨가 8월말 시가 4억6천만원 상당의 태영주식 3만6천여 주를 매입한 점 등이 드러나 내부자거래·주식위장 분산 등의 혐의를 지울 수 없다는 게 야당측의 공박이다.

이밖에 민방추천권과 허가권만을 가진 정부가 주주지분비율을 행정지도란 이름으로 자의적으로 결정한 문제,또 민방추진위(위원장 이승윤 부총리)의 법적 근거나 재무부 등의 의견제시가 묵살됐다는 주장 등도 배경을 짚고 넘어갈 대목이다.<이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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