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발견후에도 결정적 단서 확보 못해/제보·신고 전무… “면식범 계획 범행” 심증만지난달 4일 한강에서 가방에 담긴 변시체로 발견된 공인회계사 임길수씨(53) 피살사건은 발생 한달이 됐으나 수사에 뚜렷한 진전이 없어 자칫 미제사건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경찰은 임씨의 서울4 두4815호 로얄살롱 승용차가 지난달 29일 영동 세브란스병원 옥외주차장에서 발견됨에 따라 해결의 실마리를 잡는듯 했으나 아직까지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이다.
경찰은 승용차 뒷문 손잡이의 지문 2개중 임씨의 지문으로 밝혀진 1개를 제외한 나머지 1개의 주인을 찾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치안본부 감식과 지문대조반은 이 지문으로 임씨의 주변인물 1백60여명과 동일수법 강도살인 전과자 1만5천여명의 지문대조를 하고 있다.
경찰은 또 차에서 발견된 모발 6개 등도 감식을 하고 있으나 너무 오래된데다 직접 증거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경찰은 임씨의 승용차가 수배된지 한달여만에 누군가에 의해 유기된 점을 중시,범인이 수사에 혼선을 주기위해 차량을 이곳 저곳으로 옮겨놓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승용차는 발견당시 먼지가 뒤덮인 상태였으나 그전에는 이미 세차가 돼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카폰의 수화기도 내려져 있었다.
경찰은 또 ▲승용차의 범퍼에 달린 안개등에 송진이 묻어있고 ▲왼쪽 백미러가 나무에 부딪친듯 손상돼 있으며 ▲병원 주차장에 주차된지 7∼8일밖에 안된다는 점 등으로 미루어 차량이 야산 등지에 숨겨져 있다 옮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경찰이 수사에 진전을 보지못한 이유는 많다.
우선 사체와 증거물이 발견당시 물에 젖어있어 물증채집이 어려웠고 임씨가 실종 6일만에 피살체로 발견돼 수사에 공백이 생겼으며 임씨의 사회활동이 다양해 수사대상자도 엄청나게 많았다.
또 여타사건과 달리 목격자 등의 제보나 신고도 전혀 없었다.
경찰은 사체가 유기되고 뒷머리의 상처가 둔기에 단 1∼2회 타격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범행과정이 치밀한 점 등으로 미루어 면식범에 의한 계획적 범행일 개연성이 가장 크다는 추리를 계속하고 있다.
서초서 관계자들은 『범행이 워낙 치밀하고 임씨의 사생활이 복잡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건발생 당시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과 4개반으로 이루어진 수사본부는 최근 수사요원을 개편,서초서 2개반,용산서 1개반,시경 1개반으로 구성돼 공조수사를 펴고 있으나 소속이 다른 수사팀간의 경쟁으로 인한 정보교환 미진 등이 새로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살인사건은 20일 정도가 경과되면 장기화된다」라는 통설에 비추어 미제와 해결의 갈림길에 선 이 사건은 극적인 수사진전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상당기간 공전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박원식기자>박원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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