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연정 압승 기민 43·자민 11% 지지/라퐁텐 패배시인 후 “정치 잘하길” 당부/드 메지에르·노동 등 지역구 낙선 수모【베를린=강병태특파원】 독일통일의 주역인 헬무트·콜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CDU) 기사당(CSU)연합과 자민당(FDP)의 현 집권연정이 2일 58년만에 처음으로 실시된 전독총선에서 54.8%의 높은 지지를 얻음으로써 향후 4년간 계속 집권할 수 있게 됐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가 이날 잠정 집계한 바에 따르면 기민·기사 연합은 43.8%,자민당은 11%를 각각 획득했으며 사민당(SPD)은 33.5%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밖에 녹색당(구 동서독 지역에서 나뉘어 참가)이 5.1%,구 동독공산당인 민사당(PDS)이 2.4%,극우정당인 공화당은 2.1%의 지지를 각각 획득했다.
이에 따라 기민·기사 연합은 총 6백62석의 연방하원 의석중 과반수에서 22석이 모자라는 3백19석을,사민당은 2백39석을,그리고 기민·기사연합의 연정파트너인 자민당은 79석을 얻게돼 현 연정구조가 지속될 것이 확실해졌다.
지난 50년대 이래 최저의 득표율을 기록한 사민당과 함께 녹색당은 이번 선거에서 최대의 참패를 기록했는데 구 서독의 녹색당은 5% 조항에 걸려 원내에 단 1석도 진출시키지 못하고 구 동독의 녹색당만이 8석을 진출시키는데 그쳤다.
한편 민사당은 17석을 원내에 진출시켜 사민당에 이은 제2야당이 됐다.
총 유권자 5천9백9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선거의 투표율은 77.8%로 최종 집계됐다.
○“책임 더 무거워졌다”
○…통일 후 첫 총선에서 승리,「통일총리」란 역사속의 지위를 굳힌 콜 총리는 2일 저녁 『오늘은 기쁜 날』이라고 소감을 밝히면서 『특히 수도 베를린권에서 기민당이 승리한 것이 한층 기쁘다』고 덧붙였다.
콜 총리는 이어 『우리는 오늘 승리로 더욱 큰 책임을 지게 됐다』고 각오를 피력.
○하오 6시쯤 첫 인정
○…패장이 된 라퐁텐 사민당 총리후보는 2일 하오 6시가 조금 지나 최초 추정치가 나온 직후 『스포츠맨으로서 우리의 패배를 시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집권연합에 축하를 보내며 앞으로 4년간 잘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겐셔 “통일완성” 강조
○…동독 유권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모아 자민당 「대약진」의 1등 공신이된 겐셔 외무장관은 『무엇보다도 구 동독지역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기쁘다』며 『이제 통일을 완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통일외교의 주역다운 발언.
겐셔 장관은 이어 『집권 연립정부는 내부의 개혁을 이뤄야 한다』고 지적,연정내에서 강화된 발언권을 적극 행사할 의도를 미리 표명. 람스도르프 자민당 당수도 『세금인상에 「나인」(노)을 계속 주장하겠다』고 강력한 견제역할을 재차 다짐했다.
○민사당수 만족 표명
○…제2야당으로 대두한 동독공산당 후신 민사당의 기지당수는 『지방선거 당시의 지지를 유지,연방의회에 「사회주의 정당」을 진입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만족을 표명. 그는 이어 『앞으로 4년동안 진정한 「전국적 정당」으로 기반을 굳히겠다』며 『우리의 미래는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호언.
○녹색당 1석도 못얻어
○…이번 통일총선의 「최대 패배자」가 된 구 서독 녹색당은 지지기반인 대도시에서는 물론,「표밭」인 대학도시에서도 참패,원내에 1석도 진출시키지 못했다.
대학도시 튀빙겐의 경우 87년 총선때의 25%지지가 15%로,하이델베르크에서는 21%에서 12%로 떨어졌다.
녹색당의 이같은 퇴조는 「통일」이 유일한 이슈였던 이번 선거에서 「통일은 과속」이란 시각을 견지하면서 통일비용 조달을 위한 증세 및 서독의 원조에 의한 동독재건을 공약으로 내세워 유권자들의 반발을 산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EC 화폐통합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지키는 등 시대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대학생 등 젊은 지식인 계층의 이반을 자초한 것으로 보인다.
○기민당 농촌서 패배
○…제1야당 사민당도 주로 대도시에서 지지를 많이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이 사민당이 잃은 지지를 가져간 것은 집권 기민당이 아니라 자민당인 것으로 분석됐다. 집권연합은 농촌지역에서는 사민당보다 오히려 지지를 더 많이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당의 이같은 농촌지지 감소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 관련,농업보조금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입장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물 정치인 당락희비
○…이번 선거에서는 각 지역구에서 직접선거 후보로 나선 거물정치인들간에 당락이 엇갈리는등 희비가 교차.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정당공천 명단에 우선적으로 포함돼 있어 선거구에서의 낙선에도 불구,의석차지는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번 자신의 지역구인 루드비히스 하펜 선거구에서 낙선,비례대표로 「구제」되곤 했던 헬무트·콜 총리는 이번에는 사상처음으로 지역구 선거에서 승리,「통일총리」로서의 체면을 세웠다. 그러나 44.7%의 득표율로 43.2%를 획득한 사민당 후보에 1.5% 앞서는 신승.
반면 사민당의 포겔당수는 베를린 노이쾰른 지역구에서 28.5%의 지지로 51.5%를 얻은 기민당 후보에 대패,사민당의 총선참패의 「상징」이 되었다.
○최고득표에 쇼이블레
○…지난달 유세중 저격을 받았다가 기사회생한 쇼이블레 내무장관(기민)은 오펜블르크에서 무려 64% 지지로 당선,「휠체어의 승리」로 기록됐는데 이는 전국 최고득표율이 될 공산이 크다.
○…집권 기민당의 강세속에서도 브룀 노동장관은 도르트문트에서 사민당후보에게 28% 대 58%로 참패했으며 정부대변인인 클라인 공보처장관도 낙선했다.
○베를린시선 사민 패배
○…총선과 동시에 실시된 베를린시(주) 의회선거에서 기존 집권 사민당은 당초 백중예상과는 달리 지난해 1월선거 때보다 7% 이상 떨어진 30%선 지지로 패배,「조기통일 반대」당론의 부정적 영향이 특히 「분단의 중심」 베를린에서 컸음을 입증. 이 사민당지지율은 전후 최저.
◎독일의회 선거방법/투표지지율 따라 각 당 의석 배분/지역·전국구로 2중후보 등록
▲전국 3백28개 지역구 후보에 대한 직접선거와 정당별 지지투표를 동시에 실시,유권자들은 적색(지역구선거)과 녹색(정당투표) 2개투표지에 별도로 투표한다.
▲각 주별 정당투표에서의 지지율에 따라 각 주별 할당의석을 「니마이어 방식」으로 배분한다. 니마이어 교수가 고안한 이 방식은 5% 이하 득표정당분을 제외한 전체투표에 대한 정당별 득표비율에 따라 할당의석을 나누되 과반수 득표를 한 정당이 과반수의석이 안될 경우 1석을 우선적으로 추가 배정한다.
▲각 정당은 지역구에 출마한 중량급 후보들의 낙선에 대비,선거전 제출하는 각 주별 정당 선거후보 리스트에 이들 후보의 명단을 앞세우는 것이 보통이어서 한 후보가 지역과 비례대표 등 2중등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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