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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기다만 국감/시원하게 파헤친 것 하나도 없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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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기다만 국감/시원하게 파헤친 것 하나도 없어(사설)

입력
1990.1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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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 등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가 3일로써 활동을 모두 끝냈다. 우선 올해 국정감사 기간이 법정일수(20일간)의 절반도 안되고 그나마 일요일을 제외하면 7∼8일 간의 단기 감사였지만 평소 방만하고 오만한 정부의 행정과 예산집행의 문제점과 비리 등을 지적·규명·질책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하겠다. 하지만 야당의 정보 부족과 준비소홀,여당의 여전한 정부 비호자세 그리고 정부의 불성실한 수감태도 등은 예년과 비해 나아진게 없다.국민의 입장으로서는 그렇지 않아도 정국의 불안정과 치안부재,경제난 등으로 혼탁한 시기에 국정의 문제점과 의문점들을 단 한가지나마 시원하게 규명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불만을 지울 수가 없는 것이다. 당초 국감에 즈음하여 우리는 기간도 짧은 만큼 의심투성이의 중요사항을 중심으로한 집중감사를 강조한바 있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상황들이 그대로 드러났다. 의원들의 준비소홀,빈번한 난석 등에 의한 태만,문제규명보다 인기를 의심한 한건 폭로주의 등은 한심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국감의 최대 이슈는 두말할 나위없이 태영의 민방의혹설 이었다. 평민당은 소관상임위인 문공위를 비롯,재무 경과 건설 행정위 등에서 태영문제를 파상적으로 추궁했고 여기에 일부 여당의원들도 가세하여 제법 열기를 띠게 한 것은 사실이다. 의원들은 방송과 전혀 무관한 건설업체인 태영을 느닷없이 공익성이 전제되는 민방의 지배주주로 선정한 배경,사전내락여부,결정전 태영주가의 폭등,민방운영에 따른 자금동원 능력의 결함,정치자금과 유관한 결탁여부,골프장건설에 따른 금융특혜 등을 집중 추궁했으나 의원들의 자료부족과 당국의 과잉방어로 명쾌하게 규명하지 못함으로써 의혹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물론 태영 의혹을 추궁하는데 있어 몇가지 수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민방결정전 태영이 시은으로부터 담보의 13배에 이르는 2백50여 억원을 융자받았고 지난 여러해 동안 1천 수백억 원의 관급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수주했으며 윤세영 사장이 한때 여당의 당적을 갖고 있었던 점과 민방선정추진위원장이었던 이승윤 부총리로부터 「동선정위의 결정은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끌어낸 점 등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태영에게 민방을 허가한 의혹을 푸는데는 너무도 미흡하다. 따라서 정부 당국이나 관계장관들의 답변대로 태영문제에 한점의 부끄러움이 없다면 여야에 대해 국정조사권 발동이나 청문회 개최를 요청하여 충분한 시간을 두고 하나하나 해명하도록 해야할 것이다.

또 재벌에 대한 금융특혜와 부동사투기 그리고 재벌소유 부동산의 매각 부진문제,생명보험회사의 자산재평가에 따른 막대한 차익수입문제,올해 쌀수매가와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대책,정부의 중심 잃은 유가정책,물가앙등 대책 등은 태영에 가려 별다른 추궁없이 넘어간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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