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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단연」 세대교체 돌풍(해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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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경단연」 세대교체 돌풍(해외경제)

입력
1990.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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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장파중심 인사혁신제기/“원로들 「신사고」 못갖췄다” 비판 계속확산/「연임제한」 규정통과 회장단 사퇴소동일본 재계의 총본산으로 불리는 경단연(경제단체연합)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재계소장파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세대교체론은 인사혁신을 통해 실추된 경단연의 위상을 원래 모습대로 되찾자는 것. 이같은 주장은 원로본위의 일본재계에 충격파를 일으키고 있다.

세대교체론은 재계원로들이 시대변화에 걸맞는 「신사고」를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이 강한 호소력을 가지면서 경제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 여파로 경단연 사이토·에이시로(제등영사랑·79)회장이 임기중에 중도하차하고 부회장 3명이 사퇴하는등 원로들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신일본제철 명예회장이기도 한 사이토회장은 지난달 사퇴의사를 밝히고 현 회장이 차기회장에 대해 지명권을 행사하는 관례에 따라 히라이와·가이시(평암외사·76)부회장을 회장으로 추천했다.

히라이와 신임회장은 오는 21일 임시총회의 승인을 받아 정식으로 취임하게 되지만 사실상 이미 회장이 된 상태다. 사이토회장으로부터 낙점을 받은데다 지난달 26일 열린 경단연 정·부회장회의에서 새 회장으로 내정됐기 때문.

지난 86년 회장으로 피선된뒤 2년 임기를 두차례 연임해 내년 5월까지의 잔여임기를 남겨놓았던 사이토회장은 중도사퇴이유로 고령과 개정된 경단연의 임원인사 규정을 들었다.

특히 개정된 규정은 임원들의 나이와 연임횟수를 제한하는 것으로 세대교체론자들의 최대 성과물로 꼽힌다.

경단연은 지난 5월 회장선거에서 임원진이 너무 고령화된 상태이고 회장단을 특정회사가 독식한다는 등의 비판이 일자 「인사개혁 4인위원회」를 구성,인사규정 개정작업을 벌여왔다. 개정된 내용의 골자는 회장등 임원진의 임기는 2년으로 한차례 연임만을 허용하며 부회장으로 첫 선임될 때 나이는 70세 이하로 한다는 것이다.

규정이 엄격하게 지켜진다면 앞으로 79세이상의 회장이 나올 가능성은 없어지게 된다. 회장은 경단연 발족이후부터 부회장에서 선임된다는 불문율이 지켜지고 있어 부회장과 회장직을 모두 연임해도 78세를 넘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 규정은 통과이전에 취임한 사이토회장에게 소급돼 적용되지는 않지만 「용퇴」를 결정토록한 압력요인으로 작용했다는게 일본경제계의 지배적 분석이다.

그는 「철학이 없고 즉흥적인 성격」때문에 일본에 대한 구미각국의 시장개방압력,엔고이후의 일본산업내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구조개편등 중요현안에 무기력했다는 비판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조직의 화합을 위해 사퇴했다는 측면에서 사심이 없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아울러 받고 있다.

세대교체파의 관심은 최근 공석인 4개 부회장에 대한 인선으로 쏠리고 있다. 산하지점의 불법융자사건으로 주우은행회장직을 사임했던 이소다·이치로(기전일랑·77)등 70대 후반의 부회장 3명이 사이토회장의 사임선언 직후 함께 사퇴하겠다고 나서 부회장 새의자는 회장으로 승진한 신임회장을 포함,모두 4개가 됐다. 12명으로 구성된 부회장단중 아직 고희를 못넘긴 사람은 모리타·아키오(성전소부·69) 소니회장 단한명 뿐이다.

히라이와 신임회장은 부회장인선에 대해 『인격과 학식을 갖춘 젊은 사람을 대상으로 여러 업계에서 뽑겠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젊은사람을 환갑이전의 최고경영자로 생각하면 오해다. 현재 물망에 오르고 있는 부회장후보들은 사퇴한 부회장보다 평균 10세 가량 젊은 60대 후반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

세대교체파의 요구가 어느정도까지 이번 인선에서 반영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경단연이 「노인들의 친목단체」로 전락했다는 소장파의 비판을 일단 전향적으로 받아들인 셈이다. 또한 주요업종의 일부 대기업회장이 경단연의 막강한 영향력을 이용하기 위해 감투세습을 한다는 비난도 함께 수용하겠다는 뜻이다.

히라이와 신임회장의 의욕적인 사태수습노력에도 불구,그가 「재계의 총리」로 불리던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드물다.

그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동경전력은 공공사업체로서 엄밀히 따지면 사기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단연이 정부에 끌려다니거나 정치자금 배분이 자민당으로 편중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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