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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주둔 미군,작전반경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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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주둔 미군,작전반경 넓혀”

입력
1990.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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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싱가포르 「군기지 추가사용」체결/유사한 안보협정 주변국 파급 가능성미·필리핀 양국 정부의 의견대립으로 필리핀 주둔 미군기지의 장래에 관한 협상이 엎치락 뒤치락 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싱가포르가 최근 미국의 싱가포르 군기지 추가사용협정을 체결,주변국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12일 아키히토(명인) 일왕 즉위식에 참석차 동경을 방문한 미국의 댄·퀘일 부통령과 싱가포르의 이광요 당시 총리사이에 조인된 이 협정은 싱가포르의 파야레바르 공군기지와 셈바왕 항구에 대한 미군의 연간 사용횟수를 대폭 늘리는 내용으로 돼있다.

이는 곧 『미국이 당분간 동남아에 군사적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결의의 구체적 증거』라는 관측을 낳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동안 반미 감정의 격화와 기지사용료 인상문제 등의 난제가 산적한 필리핀내 미군기지를 축소·이전하는 문제를 신중히 검토해온 미국으로서는 이번 싱가포르와의 협정체결을 계기로 동남아주둔 미군의 작전반경을 오히려 더 넓힐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즉 미국은 필리핀의 수빅만과 클라크기지 같은 대규모시설 대신 사용경비가 훨씬 저렴하고 사용도 용이한 싱가포르 군시설을 사용할 수 있게 됨으로써 필리핀기지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인도차이나반도 가까이에 미군을 전진배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1년여동안의 협상 끝에 타결된 이 협정에 따라 미군은 81년 민간비행장에서 군용으로 전환된 파야레바르공항과 셈바왕항을 주력 기지로도 사용할 수 있게 됐으나 퀘일 부통령은 『싱가포르의 기지가 필리핀 기지들과 대체되는 것은 아니다』고 그 의미를 애써 축소하고 있다.

미국이 싱가포르와의 군기지 추가 사용문제를 마무리 지음으로써 이같은 새로운 유형의 안보협정 추세가 동남아 각국에 파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태국·말레이시아·브루나이 등도 싱가포르와 맺은 것과 유사한 군기지 사용협정을 체결할 의사를 갖고 있다며 『지난 7월의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회의때 브루나이가 미군의 기지사용을 허용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전했다.

마하티르·모하마드 말레이시아 총리는 최근 『말레이시아는 다른 나라의 선박들과 마찬가지로 미 해군의 군함도 상업적 차원에서 수리해 줄 용의가 있다』며 미국과 말레이시아간의 합동군사훈련도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과 싱가포르의 군사기지 추가사용 협정체결을 계기로 미군은 동남아 진출에 있어 또 하나의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장현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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