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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 한약재」 해결 연변 적십자병원 한국정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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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포 한약재」 해결 연변 적십자병원 한국정씨

입력
1990.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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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훈한 동포애에 가슴 뿌듯”/업무차 입국… 교회 등지에 호소/월세방 얻어 교포에 숙식 제공도팔리지않는 한약재를 들고 겨울이 닥치도록 서울거리를 헤매며 「빚더미」 신세를 한탄하던 중국교포들이 큰 시름을 덜게 됐다. 이들의 한약재를 대한적십자사에서 매입키로 결정해 문제가 풀리게 된것이다.

적십자사가 한약재를 매입키로 결정하기 까지엔 고국을 찾아와 곤경에 빠진 동포에게 좀더 큰 아량을 베풀어야 한다는 국민적 여론과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노력도 큰 보탬이 됐지만 중국 연변서 온 한 교포의 뜨거운 동포애와 헌신적인 노력이 큰 밑거름이 됐다.

중국에서는 유일한 한국인 적십자 병원인 길림성 연길시 광명가 69호 연변 홍십자 강복의원 행정부원장 한국정씨(49)는 지난 9월18일 홍십자의원과 대한적십자사와의 업무협의차 고국에 왔다가 거리에서 한약재를 늘어놓고 물건을 못팔아 절망에 싸여있는 동포들을 목격하고는 이들을 돕기로 결심하고 중국행을 미뤘다.

한씨는 서울 강서구 화곡동 우신아파트내 우신상가 2층에 2칸짜리 방을 월세 30만원에 빌린뒤 거처할곳 없는 동포들을 데려와 숙식을 같이 하도록 했다.

한씨는 이곳을 거점으로 교포들의 어려움을 상담해주고,대한예수교 장로회·한국기독교 여성협의회 등을 찾아 한약재를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줄 것을 호소하고 다녔다.

점차 거처할 곳이 없는 이들에게 숙식을 자발적으로 제공하겠다는 교회가 늘어나고 점심과 겨울옷을 내놓는 주위의 따뜻한 마음을 보며 『정말 우리는 한 민족이라는 동포애를 실감했다』고 말한다.

한씨는 지금 덕수궁 서울역 파고다공원 여인숙 등 중국교포들이 있는 곳을 찾아다니며 다시 서울에 올때는 무작정 한약재를 가지고 오지 말것을 당부하는 한편 3천명 가까운 교포들의 실정을 파악,그중 중국에서도 생활이 어려운 20∼30%의 교포들을 특별히 돕는 방안을 찾고 있다.

한씨는 2일 한국일보사를 찾아와 『훈훈한 정을 나누어 주고있는 고국의 동포와 교회에 감사한다』고 말하고 『도움이 꼭 필요한 20∼30%의 어려운 중국교포들을 위해 한번 더 힘이 돼줄 것』을 당부했다.

『지난해 4월 연변에 첫 한국인 적십자병원이 설립된 이후 앰뷸런스를 지원해줬던 대한적십자사에서 이번엔 중국교포들의 한약재를 사주기로 해 무어라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한씨는 『적십자인으로서의 긍지와 보람을 새롭게 느낀다』며 모처럼 밝은 미소를 지어보였다.<안재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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