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파견된 영국 육군은 새로운 전술의 일단을 조금씩 내 보이곤 한다. 이라크군의 대비를 연구하고 방어망을 돌파할 방법을 마련하다가 전술의 비밀이 이따금 드러나는 것이다. 영국군의 판단으로는 연합군의 가능한 공격에 대비해서 이라크측이 여러 가지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별로 정교하지 못하다고 보는 모양이다. ◆이라크의 지상방어구조에는 장갑차에서 대전차무기까지 갖춘 5m 높이의 모래 언덕,필요하면 언제나 터뜨릴 수 있는 폭약이 묻혀있는 18m 폭의 깊은 도랑,철조망 밭 등이 망라돼 있지만 영군은 그같은 장애를 어렵지 않게 극복하는 연습을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모래 언덕 정도는 공중폭격이나 지상폭격 또는 장갑트랙터로 파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국 육군의 「대형독사 시스템」은 문자 그대로 2백10m 길이의 플라스틱관이 날아가 지상에 깔려 폭발함으로써 지뢰밭을 무력화시킨다고 하며 깊은 도랑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뚫고 나갈 장비를 갖췄다고 공언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세한 전술내용은 감추려고 애쓰고 있다. 한편으로 그들은 내년 1월 증권군이 합세해 3만명 규모로 본격적인 작전에 들어가면 매주 4천8백만달러의 전비를 쓰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는 형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측이 영국군에 대해 연료,물,식량,기타 각종시설 등 편의의 무료지원을 약속했다지만 엄청난 작전비용이 크게 덜어질지에는 의문이 있다. 그러한 비용이 쿠웨이트를 불법 강점한 이라크의 행위를 제재하는 본보기로서 제값을 발휘한다면 지출할 만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지 모른다. ◆30일 새벽 유엔 안보리가 대이라크 무력사용승인 결의안을 채택하자마자 페만주둔 다국적군은 경계태세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실제 현지에서 전투가 벌어져 가공할 만한 화력교환이 교차된다면 그 여파는 현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다국적군의 새 전술이 위력을 발휘한다 해도,페만 국지전이 단시일에 끝난다 해도,그 여파는 상당기간 지구의 끝 우리에게도 큰 부담으로 전가돼 올 수밖에 없다. 국감중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로선 생각할 수 있는만큼 생각해 두면서 대비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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