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기수」 사민당 총리후보 라퐁텐 인기 급락/구공산 기지당수 “동성연애 권리보장” 좌충우돌/장관발탁 드 메지에르 “유세용”지적속 의장 유력○…「통일총리」라는 이미지를 앞세운 콜 총리는 유럽안보협력회의등 각종 국내외에서의 외교활동으로 본격 유세활동을 벌이지 못했으나 느긋한 입장.
콜 총리의 선거전은 그동안 주로 1천6백만장이나 뿌린 포스터와 선거벽보 등에 의존해 왔으며,지난주말부터 베를린 등 주요도시에서 대중집회를 개최. 그러나 콜 총리는 이 집회연설에서도 경쟁자인 사민당의 라퐁텐후보의 「공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하지 않은채 통일의 의미와 과제 등만을 역설,자신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평소 재기넘치는 독설과 웅변력,자유분방한 움직임으로 젊은층에 인기가 높았던 사민당의 라퐁텐 총리 후보는 대세가 기울어진 상황에서도 정력적인 유세를 전개.
라퐁텐은 호화전용열차편으로 인구 10만 이상의 전국 도시를 쉴새없이 순회하며 주로 옥외집회에서 특유의 웅변으로 환호를 받고 있다.
○…라퐁텐 후보는 브란트,슈미트 전 총리,포겔 당수는 60·70대의 노쇠한 사민당 지도부에 「신풍」을 몰고온 40대 기수로 선택됐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역풍」으로 인식되고 있다.
라퐁텐이 「통일반대」로 인기가 급락한 것을 의식하고 있는 사민당 원로 및 후보들은 각자의 선거유세에서 당의 대표후보이자 상징인 라퐁텐에 대한 언급을 극구 피하고 있다.
○…라퐁텐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사민당의 40% 이상 지지확보를 호언하고 있으나 지난 72년 42%,83년 38.2%,87년 37% 등으로 계속 떨어져온 지지도와 현재의 35%선 지지를 감안할 때 회의적.
라퐁텐은 패배할 경우 총리후보 지위를 내놓고 차르란트주 총리로만 머물겠다고 선언. 이에 따라 라퐁텐이 퇴진할 경우 몸퍼 베를린 시장이 사민당의 유력한 차기총선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구동독공산당의 후신인 민사당(PDS)은 「강력한 좌파야당」의 필요성을 내세워 명맥유지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계속되는 민심이 반으로 고전을 거듭.
민사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동독지역에서는 7.7%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서독지역에서는 지지가 거의없어 전체적으로는 2%에 머물고 있다.
다만 민사당은 이번 총선에 한해 의회진출에 관한 「5%지지 하한선」규정을 동·서독지역으로 나눠 적용키로 한 결정에 따라 의회진출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자금유출 스캔들로 한층 곤경에 처해 지지도가 급락한 민사당은 그래도 과거 공산당의 「유산」덕택에 선거자금은 풍족한 입장.
민사당은 이번 선거에 3천3백만마르크를 사용할 계획인데,이는 사민당의 6천만마르크,기민당의 4천만마르크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것.
이에 비해 연정파트너인 자민당은 1천3백만마르크,기사당은 9백만마르크,녹색당은 3백50만마르크 정도.
○…민사당은 구서독 정치인들과 비교해도 지적능력과 대중적 매너 등에서 「탁월」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지당수의 유세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기지당수는 「독일비무장화」에서 「동성연애 권리보장」 등 다양한 공약을 외치고 있는 데 이 때문에 디차이트지는 「마르크스에서 말보로까지」라고 비꼬기도.
민사당은 선거전 종반 또다시 1억마르크의 자금은닉사실이 추가로 폭로돼 기민당으로부터 「민주주의의 암적존재」라는 공격을 받는 등 만신창이가 된 처지.
○…독일의 하원선거는 비례대표제를 가미,3백28개 선거구의 정당별 후보에 대한 투표와 각 정당에 대한 투표가 동시 실시된다. 이에 따라 유권자들은 개별후보 및 정당에 대한 2개의 투표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정당별 지지율에 따라 각 정당의 공천리스트에서 3백28명의 의석이 추가배정된다.
지난 87년 11대총선 당시 바이에른주에만 있는 기사당(CSU)은 주내 45개선거구에서 승리했으나 정당별 투표에서는 9.8% 지지에 그쳐 4석만을 추가배정 받았다.
반면 전국적 정당인 자민당은 지역구 후보는 한명도 당선시키지 못했으나 정당별 투표를 통해 9.1%를 획득,46석의 의석을 배정받았고 연정에 참여했다.
○…이번 총선에는 중요 정당외에 공화당,회색당,독일국가당,민주당,환경민주당 등 모두 23개 정당 및 단체가 참여.
또 3백28개선거구의 후보자는 모두 3천6백96명으로 경쟁률은 11대 1을 넘는다. 이중 여성후보가 8백94명으로 약 23%나 된다.
○…연방의회 야당인 사민당이 녹색당과 연합으로 집권하고 있는 수도 베를린에서는 총선과 주선거가 함께 실시돼 통일수도 장악을 위한 주 선거전이 한층 치열하다.
집권 기민당은 자존심을 내세워 연방수도 탈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사민당과 함께 베를린의 미래는 없다」고 연방정부 이전등을 「무기」로 활용.
○…구동독 총리인 드 메지에르 전 동독 기민당수는 이번 선거전에서 특히 베를린 등 동독의 기민당 유세에 앞장서고 있다.
드 메지에르 전 총리등 통일과 함께 콜 정부의 무임소장관으로 영입된 4명의 전 동독 각료들은 당초부터 이번 「총선유세용」이란 지적이었는데,드 메지에르는 총선후 구성되는 새 의회의 의장직에 임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베를린=강병태특파원>베를린=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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