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명이 지원포기/최근의 대졸 취업난 여파/전문대 선호등이 주요인대학입시사상 최고경쟁률이 예상됐던 91학년도 전기대 입시가 27일 원서접수 마감결과,상위권 대학의 경쟁률 하락과 함께 전체 경쟁률이 전년의 4.57대 1에서 4.53대 1로 떨어지자 진학위주의 과열된 입시경쟁 풍토에 긍정적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기대 지원자 66만2천4백69명은 지난해의 지원추세를 근거로 예상(체력장 수검자의 73.7%)과 비교하면 3만8천5백여명이 전기대를 포기한 셈이다. 전기대 경쟁률이 전년보다 떨어진 것은 80년대 들어 86학년도 한차례였을뿐 88학년도부터 선지원 후시험으로 제도가 바뀐 이후 처음이다.
문교부와 교육관계자들은 경쟁률의 이례적 하락에 대해 ▲선지원 후시험제도의 정착에 따른 적성지원 경향 ▲대졸취업난과 이에 비례한 전문대 선호도 상승 ▲직업교육 진흥의 영향 등이 주요인인 것같다고 분석했다.
무조건 4년제 대학에 지원하기보다 전문대에 진학,산업화·정보화시대에 유리한 기능인이 되겠다는 수험생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졸자의 취업률은 올해의 경우 60.5%에 불과한데 비해 전문대 출신은 82.9%나 되는 인력고용추세가 중·하위권 학생들에게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문교부가 지난해부터 고교직업교육을 강화하고 직업학교,위탁교육을 늘려가면서 큰 반응을 얻었던것도 경쟁률 하락의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이밖에 재수생수가 33만1천2백12명이나 돼 하위성적자중 상당수가 응시를 포기했으며 후기대에 다니면서 새로 전기대에 지원하는 수험생들도 적어진 것으로 추측됐다.
서울 장훈고의 경우 성적이 낮은 학생들은 담임교사가 원서제출을 권유해도 거부하는 사례가 늘어나 이 학교의 전기대 지원자가 전년보다 10%가량 줄어들었다. 진학담당 유중현교사(43)는 『4년제 대학 진학포기자들은 일찍부터 전문대 진학,취업 등으로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이라고 말했다.
교육관계자들은 명문대의 경쟁률 하락도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계속되면 재수생 누적 등의 부작용이 줄어들고 상위권과 중위권 대학의 격차도 좁혀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울소재대학 지원자가 1만1천4백42명 감소한 대신 지방대학에는 1만8천1백73명이 늘어난것도 바람직한 현상으로 여겨진다.
종로학원 정하일 상담실장(49)은 『이번 입시가 매년 과열되는 진학경쟁심리를 누그러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다음입시에서부터 상위권 대학의 경쟁률은 하락하고 중·하위권은 높아지는 추세가 장기적으로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사대 안태인교수는 『반드시 일류대나 특정인기학과에 들어가야겠다는 학생들의 사고방식이 바뀌고 있는것 같다』며 『명문대의 경쟁률 둔화는 일류대라는 겉모습에 매달려 재수·삼수를 하기보다 자기실력에 맞는 대학에 다니겠다는 수험생의 생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유승우기자>유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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