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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자사 업종전환 기본원칙 확정/금융계 무한경쟁시대 눈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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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자사 업종전환 기본원칙 확정/금융계 무한경쟁시대 눈앞에

입력
1990.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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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설립은 「큰손과 관계」주목/증권계 판도 근본변화 우려도국내 단자사들이 단독 혹은 합병으로 은행·증권사로 전환하고 외국증권사들이 국내에 합작으로 진출하는 등 기본원칙이 확정됨에 따라 제1,2 금융권을 망라해서 국내 금융계가 한차례 대규모의 구도재편기를 맞게 됐다.

기존시장을 지키려는 금융기관과 새로운 시장을 획득하려는 새 참가자간의 경쟁을 골간으로 한 이 금융시장쟁탈전은 바야흐로 금융계 전체가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아울러 이번 금융산업개편이 주로 단자사의 이업종 전환을 중심으로 하고있기 때문에 고객들 특히 단자사를 주요 자금줄로 하고 있던 기업들 입장에서는 자금공급원이 자취를 감춤에 따라 일시적으로 자금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이번 개편을 통해 신규로 설립되는 은행은 최소한 1개,많으면 2개가 될 전망이다.

이미 은행전환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곳이 한국투금. 국내 첫 단자사로서 자기자본규모가 단자사중 가장 큰 한국투금은 약간의 증자를 통해 단독으로도 은행전환이 가능한 상태다.

한국투금의 최대주주는 30.1%의 주식을 갖고 있는 장기신용은행이어서 한국투금의 은행전환시 적지않은 뒷힘이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한 한양투금도 은행전환을 희망,가능성을 타진해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양투금은 두산그룹과 코오롱 그룹이 각각 14.2%와 12.9%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어 다른 단자회사와 합병을 해야만 은행전환이 가능한데 합병파트너 단자사를 찾지못해 애를 태우고 있는 상황. 합병파트너만 나서면 한양도 적극 은행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자기자본 기준으로 봐서 은행전환자격을 다소라도 갖추고 있는 곳은 서울,동양,대한 등 3개. 그러나 서울투금은 상업은행의 자회사이므로 이미 증권사 전환으로 방침을 굳혔고 나머지 둘도 은행전환에 그리 적극적인 입장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규 설립되는 1개,혹은 2개의 은행은 설립초부터 적지않은 기세를 올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단자업무를 통해 기업이나 큰손들과의 유대가 깊은데다 특히 한국투금의 경우엔 장기신용은행이 닦아온 영업기반을 십분 활용할 것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지난해 문을 연 동화은행이나 대동·동남은행의 수신이 절반이상 서울에 집중돼 있는 점을 볼때 이들 은행도 서울에 본점을 두고 문을 열 경우 급속한 자리굳히기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신탁 외환 등 기존의 덩치큰 6개 은행은 일반 고객의 생활 속에 뿌리를 내리긴 했어도 경제성장과정에서 떠안은 부실채권으로 운신의 기민성에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는게 사실. 이에 따라 기존의 대형선발주자,신한 한미 등의 중간주자,동화 대동 동남을 포함한 이들 후발주자 등 12∼13개의 은행이 벌이는 각축전은 더욱 치열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단자사 중에서 증권사 전환이 확실시되는 곳은 서울 신한 한성 등 3곳. 상업은행의 자회사인 서울만이 자본금 자격을 갖춘 상태지만 제일은행의 신한투금,조흥은행의 한성투금 등도 증자를 통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밖에도 대한 중앙 고려 동부 등이 증권사 전환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중 미원 해태가 각각 9.9%와 9.3%의 지분율로 대주주인 대한투금이 당국의 권유로 증권사 전환을 추진중.

동부그룹의 동부투금도 김준기회장이 증권업진출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어 증권사 전환을 모색중이며 동아건설의 고려투금도 최원석회장의 의사표시로 증권사전환을 추진중이나 당국이 증권사전환을 4∼5개 정도로 제한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들 두 업체는 외국증권사와의 합작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등 증권사를 계열사로 갖고 있지 않은 재벌그룹은 단자사를 조속히 인수,증권사로 전환키 위해 H투금 D투금 등에 2천5백억원의 매각조건을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단자사의 증권사전환 외에도 산업은행이 자회사 형태로 증권사를 1개 신설하게 된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는 은행의 자회사 형태로 4개의 증권사가 한꺼번에 생기는데 대해 적지않은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여기에 합작설립 증권사 2개가량까지 보태져 32개 가량의 증권사가 더욱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되며 이 과정에서 대형증권사의 판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일부 소형증권사는 덩치큰 고객들의 확보경쟁에서 밀려 거리의 증권업자가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평잔기준으로 20조원 규모의 자금을 기업에 공급해 주고 있는 단자사는 주요업체들의 은행·증권사 전환으로 규모와 기능의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 8∼10개 가량의 단자사들이 그대로 남아 금융기관간 콜거래 중개 등의 업무를 맡아할 것으로 보이며 기존 단자사업무의 상당부분이 증권 등으로 옮겨 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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