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이겨도 정치적 패배”우려/단기 총력전 피해 최소화 구상『전쟁을 피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노력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일단 전쟁이 일어나면 적에게 최대한의 피해를 주고,전쟁을 조속히 승리로 끝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다 사용하겠다』
노먼·슈워즈코프 페르시아만 주둔 미군 사령관은 지난 11월 초 뉴욕 타임스지와의 인터뷰에서 대 이라크전이 강도 높은 조기결전이 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미국이 불가피하게 전쟁을 하는 경우 교본으로 삼는 것은 지난 67년 이스라엘·이집트의 욤키퍼(유태교도의 신정) 전쟁이다.
중동의 사막전은 이스라엘·아랍전에서는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개전 첫날에 대세가 판가름나고 1주일이면 휴전형식으로 결판이 났다. 매번 공군력이 우세한 이스라엘의 승리로 끝났다. 같은 중동전쟁으로 이란·이라크전쟁이 8년간의 오랜기간동안 지속된 것은 사막의 기동전이 아니라 제1차 세계대전식의 진지 소모전이었기 때문이다. 어느측도 제공권을 완전 장악할 수 있는 공군력의 압도적 우위를 갖지 못한 것이 지구전의 주요 요인이었다.
슈워즈코프 사령관은 『이라크를 박멸하라는 명령을 내린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충분한 화력과 기술적 우위를 갖고 있다』고 자신을 나타냈다.
전쟁의 결과는 양측이 다 잘 알고 있다.
이라크의 사담·후세인도 자신의 승리를 주장하지 않는다. 미·이라크전쟁은 정치적 전쟁이다. 부시 행정부가 미 여론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내로 미군의 희생자를 줄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전쟁에 승리를 해도 희생자가 여론의 수용선을 넘는 경우 정치적으로는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사담·후세인은 『미국은 1만명이 사망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 우리는 대 이란 전쟁에서 수십만명이 희생됐다… 전쟁이 일어나면 미국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미국 행정부의 취약점을 지적한다.
후세인이 부시의 「무조건 철수」요구에 강인하게 도전하는 것은 전쟁의 대가가 미국 여론에 미칠 악영향을 기대해서이다. 그는 미국인 희생자 추산을 놓고 도박을 하고 있는 셈이다. 부시 행정부로서도 이라크의 전력이 막강,후세인의 「손상」운운을 단순히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기도 하다.
콜린·파웰 미 합참의장은 일단 전쟁이 발발하면 가능한 전력을 최대한 동원,총력전을 편다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고 부시 대통령도 그의 이 전략을 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파나마 침공에서는 이 전략이 성공했다. 월남전에서 단계적으로 확전을 했던 것이 공산군의 대응능력만을 증대,결과적으로 전황을 역전시키지도 못한채 부담만 높였던 실패를 재연하지 않겠다는 판단에서이다.
미국은 현재 23만명이 파병돼 있고 내년 1월말까지 약 20만명을 추가파병,총 43만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시리아,영국,프랑스 등 연합국들의 병력도 20만명으로 늘어나게 돼있다. 따라서 미국 및 그 연합국들의 병력 총계는 약 60여만명에 이르게 된다.
이에 맞서는 이라크군은 남부 이라크와 쿠웨이트에 약 45만명이 배치돼 있고 부시의 20만 추가증파에 대응,후세인은 25만명의 추가증파를 명령했다. 예비병 15만명이 소집,여기에 충원됐다. 병력수는 거의 대등하다. 지상군의 경우 공격측은 병력이 방어측보다 3배는 많아야 한다는 것이 교범적 상식이다. 이에 비추어본다면 미국 및 그 연합국측의 병력이 크게 열세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나 전투력은 병력의 질·사기·화력 등 여러가지 요인에 좌우되므로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 81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군은 대등한 수로써 아르헨티나 방어군을 손쉽게 격파했다. 또한 이스라엘군은 지금까지 소수정예화로써 수적으로 우세한 아랍군을 압도해 왔다.
특히 사막기동전에서는 항공기·전차·대공미사일 등 병기와 화기의 우위가 중요하다. 이점에서는 미국과 연합국측이 이라크를 훨씬 앞지르고 있다.
항공기는 현재 함재기가 3개 항모전단에 약 1백대 규모 추가증파계획에 따라 이것이 배증될 계획이다. 공군기는 전폭기가 약 5백대,수미상이 증가된다.
기종은 F117A 스텔스전투기,A10 대 전차공격기,E3 공중조기경보기(AWACS),F15·16 신예전투기 등 첨단의 각종 항공기들이다. 이라크는 약 5백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신예기는 신형 소련제 미그 23기 70대,프랑스제 미라주 F1전투기 64대 등 1백30여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이라크는 공군력에 관한한 미 해·공군의 첨단기종과 적수가 되지 않는다. 미 공군은 이라크의 군사목표를 융단폭격할 수 있는 B52 폭격기 50대를 인도양의 디에고 가르시아도 기지에 배치해두고 있다. 전차는 미군이 M1 신형전차를 현재 8백대 보유하고 있는데 1천2백대가 추가로 파견돼 2천대까지 증대될 계획이다.
이라크군은 3천5백여대를 갖고 있으나 신형 소련제 T72 전차는 약 1천대로 신예전차는 미국측이 배증하게 된다.
미국은 추가증파를 완료하는 경우 지상군은 전전력의 40%,해군력도 44%(항모전단 14개중 6개전단),공군력도 이에 상응하는 전력이 집중된다. 총체 전력면에서 본다면 월남전때의 절정기를 상회한다.
병력확보를 위해 퇴역,제대도 보류시켜 놓았다. 미국의 대 이라크 군사작전에서 제1우선은 미군 사상자의 최소화다. 미국의 관계전문가들은 5천내지 2만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미국 여론이 어느정도까지 인내할지 예측할 수 없다. 장기전이 되는 것은 92년 재선을 겨냥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금기다.<워싱턴=이재승특파원>워싱턴=이재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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