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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 문턱도 일류”/서울대 “일요일엔 사절”(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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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 문턱도 일류”/서울대 “일요일엔 사절”(등대)

입력
1990.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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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대 입학원서 접수마감을 이틀 앞둔 25일 서울대 접수처인 체육관은 굳게 닫혀 있었다. 문교부가 수험생들을 위해 일요일에도 원서를 받으라고 권장했지만 전국 94개 전기대중 유독 서울대는 정문 수위실에서 교무과 직원 1명이 원서를 팔았을뿐 접수업무를 중단했다.이날 낮12시께 원서를 내러온 지방학생 2명은 이 교무과 직원을 붙들고 『하오에 꼭 대구로 가야한다』며 통사정했으나 허사였다.

전날 고속버스편으로 상경했다는 이들은 『수위실에 맡겨놓을 테니 내일 대신 내줄 수 없겠느냐』고 매달리다가 발길을 돌렸다. 이들중 남모군(19·계성고 졸)은 『아무리 국내 최고의 대학이라지만 이렇게 원서낼 때부터 문턱이 높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또 상오8시30분께 어머니와 함께 버스로 상경,낮12시10분께 도착한 이모양(17·원주여고 3)은 『일요일이 한산할 테니 오늘 가서 접수하라』는 선생님의 말을 믿고 왔다가 허탕을 쳤다.

이양의 어머니는 『아무리 서울대라지만 너무 권위주의적』이라고 불평했다. 이양은 발을 동동 구르다 『기숙사에 있는 선배에게 원서를 맡겨야겠다』며 자리를 떴다.

부산에서 아들의 원서를 갖고온 박모씨(47·여)도 『국립대 공무원들은 일요일에 꼭 쉬어야만 하느냐』고 서울대의 행정편의주의에 분통을 터뜨렸다.

원서교부를 담당했던 직원에 의하면 일요일에 접수를 하지 않는 사실을 모르고 수십명의 수험생과 학부모가 헛걸음을 했다. 그 직원은 『모집요강만 제대로 읽었으면 헛수고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 당국은 『나흘동안이면 원서접수에 충분하다고 판단,작년처럼 접수를 않은 것』이라며 『사립이야 많은 학생을 유치하려고 일요일에도 원서를 받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일요일 접수」는 어디까지나 권장사항이며 입시행정마저 모든 대학이 획일적일 필요는 없지만 서울대가 수험생들의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것은 분명하다. 그 며칠전에도 서울대의 한 보직교수는 기숙사 개방문제에 대해 『재학생도 아닌 수험생들의 숙식문제까지 대학에서 신경을 써줘야 합니까』하고 반문했었다.<고재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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