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서 「백만장자」로 성공… 최근에 귀국한 「무명」/경력 불투명,모국어도 서툴러 언론들 “협잡꾼”이번 폴란드 대통령 선거에서 「이방인」인 스타니슬라프·티민스키(42)가 일으킨 돌풍에 대해 이곳 바르샤바 현지의 기존 정치인과 언론들은 신음에 가까운 경악의 소리를 토해내고 있다.
선거후 티민스키의 「정체」와 그가 내세운 공약의 비합리성이 차츰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놀라움은 이제 폴란드 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에 대한 우려로 바뀌고 있다.
선거기간 동안 티민스키가 유일한 선거공약으로 제시한 「자본주의의 이상향」은 만성적 인플레와 물자부족,높은 실업률로 허덕이는 폴란드의 경제형편을 감안할 때 거의 실현 불가능한 것인데도 유권자들은 마치 주술에 걸린 것처럼 그에게 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21세에 무일푼으로 폴란드를 떠나 관광비자로 스웨덴에 입국했던 티민스키는 이후 70년대 캐나다에 정착,컴퓨터 사업으로 돈을 모았고 80년대 초에는 페루의 아마존강 유역 오지인 이키토스에 진출해 케이블TV와 식당업으로 재산을 늘린 백만장자로 알려져 있다.
21년만에 홀연히 귀국한 그는 이같은 자신의 경력을 부각시키며 『나는 1년에 1백만달러를 번다. 자본주의에 정통한 내가 대통령이 되면 열심히 일하는 사람 누구나 나처럼 돈을 벌 수 있다』는 일종의 「복음」을 선거구호로 내걸었다.
그러나 그가 캐나다의 토론토시 교외에 소유하고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회사는 종업원수 15명,1년 매출액 1천만달러 정도의 소기업으로 밝혀졌다.
또 10만명 정도로 구성돼 있는 토론토시의 폴란드 이민사회에서 조차 그가 거의 무명에 가까운 인물임이 알려짐에 따라 선거기간 동안 그가 뿌린 선거자금의 출처에 대한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렇듯 불투명한 과거경력 때문에 일찍부터 폴란드 유력지들은 그를 「정신이상자」 또는 「협잡꾼」이라고 매도하며 선거전 그의 인기상승을 나타낸 여론조사 결과가 그대로 표로 나타나리라고 보지 않았을 정도다.
더구나 그 자신이 모국어에 서툴고 페루출신인 아내와 4명의 자녀들은 아예 폴란드 말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은 폴란드인들을 더욱 착잡하게 만들고 있다. 공교롭게도 그의 아내의 모국인 페루에서 일본계 이민 2세인 후지모리가 「소니신화」를 등에 업고 대통령에 당선됐던 일을 기억하고 있는 폴란드인들이 자신들의 나라에서 재현된 비슷한 정치적 사건에 대해 『폴란드 역사상 최대의 수치』라고 개탄할 만도 하게됐다.<바르샤바=강병태특파원>바르샤바=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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