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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상륙 자동차합작사들 고전(해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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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상륙 자동차합작사들 고전(해외경제)

입력
1990.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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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화율 높여라” 통제심해/상해 폴크스바겐 근로자 작업태만 엔진 등 불합격품 늘어/북경지프 1만대 생산능력 부품수입은 6천대분중국 상해시 교외에 있는 상해 폴크스바겐사는 올해로 창립5주년을 맞았다.

상해자동차와 독일의 폴크스바겐의 합작으로 세워진 이 회사는 중국 최대의 중외합작 자동차메이커로 꼽힌다. 연간 6만대의 「산타나」(상탑나)승용차와 10만개의 차량엔진을 생산할 수 있다.

산타나는 중국사람들로부터 인기를 끌어 지난 2월말 현재 총 5만7천7백대를 생산했고 올해 생산계획은 작년 실적보다 훨씬 많은 연 1만9천3백대 수준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중국정부가 중외합작메이커에 대해 국산화율을 높일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이 회사는 고민에 빠졌다.

상해 폴크스바겐사는 30% 수준에 머물렀던 국산화율을 금년말까지 50%선으로 끌어 올리기로 했으나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측은 공식적으로 『엔진의 32개 주요부품 가운데 25개를 국산화했다』고 밝히면서 『품질면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덧붙인다.

그러나 산타나의 질이 떨어졌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 회사의 완성차 1차합격률은 91% 선인데 엔진공장의 완성품창고안에는 백묵으로 가위표시가 된 불합격품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공장을 직접방문했던 외국인들은 근로자들의 작업태도에 깜짝 놀란다. 기능공이 담배를 입에 문채 용접기를 조작하는등 선진국에서는 볼 수 없는 태만한 근무태도가 아직껏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합작메이커들의 어려움도 비슷한 상태이다.

국산화율 향상에 따른 제품질 저하를 막아야 하는데다 경영효율은 올라가지 않고 정부는 각종 통제를 하고 있다.

특히 89년에 강화된 경제조정정책으로 승용차는 사치품으로 분류돼 합작메이커들은 대량의 재고를 안게 되었고 지난해 가을에는 일부 공장이 조업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결국 재고홍수는 중국정부가 상해 폴크스바겐사·광주 푸조·천진 다이하트 등 합작메이커로부터 총 7천4백40대의 재고분을 긴급구입해 위기를 넘기기는 했지만 중국진출 외국기업들의 불만은 쉽게 삭혀지지 않고 있다.

설비투자가 합리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부품공급면에서 구조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분업·협업체제가 정비되지 않고 있는 점도 자동차산업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아울러 기술면에서 외국기술이 도입되고 있지만 연구개발기능이 정부와 대학에 편중돼 있고 노동생산성이 바닥세를 유지하는등 투자효율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경 지프사는 최근 4만대의 생산능력을 가지고도 정부에서 매년 허가해주는 수입부품은 6천대분에 불과해 부품구득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수입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미 크라이슬러사와 합작으로 「체로키」란 지프를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또 정부의 외환관리 노력은 인정하지만 자동차와 같이 다양한 부품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시스템산업은 단기적인 국산화정책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자동차산업은 지난 86년 정부가 고용증진과 타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자동차산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외국 자동차기술을 유치하면서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지난 87년에는 45만대의 각종 자동차를 생산,일본·한국에 이어 아시아 3대 자동차생산국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외국의 기술은 배우되 정신은 중국것을 지킨다는 「중체서용론」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생산량의 증가세가 둔화됐다. 자동차부품의 경우 지난해 통관기준으로 5천만달러치를 수출하기도 했지만 완제품은 아직까지 외국에 한대도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디자인·성능 등 모든 면에서 선진국은 물론 말레이시아에도 크게 뒤지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56년부터 중형트럭 「해방」과 대형 승용차 「홍기」를 생산,우리나라보다 일찍 자동차를 생산해왔다.

중국자동차산업의 장래는 현재의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잠재수요 때문에 밝은 편이다.

제8차 5개년 계획이 끝나는 95년까지 신규 자동차수요만해도 최소한 90만대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20만개의 국영기업이 승용차를 한대씩만 구입해도 향후 5년간 20만대,택시 등 운수업체가 20만대,1백70만개의 기업이 적어도 20만대를 소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기존의 차량중 30만대는 차령이 오래돼 교체해야 한다고 볼때 신규승용차 수요는 90만대가 된다는 계산이다.<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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