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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화환경의 개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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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문화환경의 개선(사설)

입력
1990.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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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이 물질생활에 영향을 미치듯,문화환경은 정신생활을 파고든다. 우리는 지금 2중의 환경고를 겪고 있다. 자연을 더럽히는 공해와 정서를 파괴하는 저질문화의 만연은 심각한 단계에 이르렀다.문화환경의 악화는 거리에 나서면 금방 실감된다. 향락을 유혹하는 간판이 즐비하고 선정적인 선전이 시야를 현란케 한다. 단적으로 학교주변의 환경이 어떻다는 것은 새삼 들춰내기 민망하리 만큼 얼굴이 화끈거린다.

대중문화라는 이름 아래 저질성이 마구 침투하여 폭력을 자극하며 성관계를 함부로 노출시켜 정서의 혼란을 조장한다. 이런 환경의 여건이 청소년에 어떤 영향을 주고 범죄의 흉포화에 얼마나 해독을 끼칠지는 상상하고 남음이 있다 할 것이다.

이른바 대중문화의 주종을 이루는 것으로 영화와 비디오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영화시장은 사실상 해외의 지배를 받고 있음이나 다름 없다. 국산영화는 여전히 하대받는 처지이고 외국영화와의 흥행경쟁을 감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저질의 모방을 과감히 탈피 못 하고 있음도 숨길 수 없는 일이다.

홍수처럼 밀쳐오는 외화의 공세는 무분별하고 무차별적이다. 국내 수입업자들은 흥행성만 따져 함부로 끌어들인다. 게다가 미국영화의 직배공세까지 겹쳐 속수무책인 상태이기도 하다.

어디 그뿐인가. 비디오의 경우는 여과하기가 더욱 어려운 형편이다. 영화보다 더 무섭게 바로 안방을 치고 들어온다. VTR의 보급만 급증하였지 수용준비는 백지인 셈이다. 문화의 종속을 자초한거나 마찬가지다.

10대의 흥미를 독점하다시피하는 비디오게임도 예외가 아니다. 그 내용이 거의 폭력과 파괴심리를 건드리는 메마른 것들이다. 철저하게 치고 부숴야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청소년의 정서감을 오늘과 같이 삭막하고 거칠게 만든 원인과 책임을 온통 저질의 대중문화 수단에 돌릴 수만은 없다는 측면도 충분히 고려해봄 직하다. 사회와 교육의 병적인 여건도 외면해서는 안 될 줄 안다. 그러나 돈벌이에 급급하고 수지타산만 따지는 분별없는 대중문화의 확산은 적절한 제동이 걸려야 한다는 데 크게 이견을 달 수 없을 것이다.

폭력과 퇴폐를 은근히 미화하면서 겉으로만 「차단」을 떠들썩하게 문제 삼아 보아야 그 효과는 뻔한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는 노릇이 아닌가.

청소년을 위한 문화환경의 개선은,억제할 것을 억제하면서 건전성의 물길을 터주는 사회적인 관심을 구체적으로 보이고 실천에 옮겨가야 할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이상하다고만 탓하지 말고 그렇게 만든 원인제거에 힘을 기울일 때라고 생각된다. 청소년문제와 범죄는 정서의 순화를 위한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러자면 문화환경의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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