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에 안간힘을 쏟는 미국은 첼시(Chelsea)의 교육실험을 주시하고 있다.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북쪽,인구 2만6천의 작은 도시에서 89년 9월부터 시작된 교육개혁 프로그램이 과연 성공하여 모든 도시학교의 개혁에 모델이 될 수 있느냐가 관심의 초점이다.첼시는 고교졸업률이 50%도 안되고 졸업자중 겨우 7%가 대학에 진학하며 10대 임신율은 미 전역에서 가장 높은 14%로 7명중 1명이 임신을 하는 문제도시이다. 가장 최근에 생긴 학교가 20년대에 지어진 것일 만큼 교육시설 역시 낙후돼 있고 다른곳이 지방세의 교육투자비율이 60∼70%인데 비해 첼시는 17%에 불과하다. 주민들의 1인당 소득도 8천3백달러로 미국 평균의 절반이 안된다. 이곳의 고교 1개,고등중학교 1개,국민학교 4개의 재학생 3천5백여명은 65% 이상이 중남미와 캄보디아 등 소수민족 자녀들이어서 민족간의 갈등,언어장애도 심각하다.
이처럼 교육환경이 열악하고 온갖 도시악에 찌들어 교육황폐현상이 심화되자 마침내 두손을 들어버린 첼시학교 위원회(우리의 시교위격)는 87년 봄 보스턴대에 구조요청을 했다. 이에 따라 10개월간 교수 60명을 동원,사전조사·연구를 실시한 보스턴대는 89년 9월부터 향후 10년간 모든 학교운영을 맡기로 첼시학교위원회와 정식 계약을 맺었다. 주지사의 서명과 주의회의 법적 뒷받침까지 받아 「사립대의 공립학교 경영」이라는 미국 역사상 전대미문의 프로그램이 시작된 것이다.
교사연맹과 51명의 스페인계 학부모는 주정부가 공립학교를 사립대에 넘기는 것이 주법 위반이라고 각각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아직도 법원에 계류중인 상태이지만 어쨌든 첼시교육개혁 프로그램은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
대학측의 생각은 『의대가 병원을 경영하는데 교육학부의 전임 교수만도 55명이나 되는 대학이 학교경영을 못하랴』하는 것이었다. 『1839년에 설립돼 1백50년 전통을 쌓아온 명문이 여기에서 실패를 한다면 대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보스턴대가 첼시를 맡게된 계기는 거의 전적으로 존·실버 총장(그는 11월6일 실시된 주지사 선거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근소한 차로 패했다. 미 언론은 「유권자들은 그의 메시지를 샀으나 그 자신을 사지는 않았다」고 평했다)의 학교개혁 이론이 절망적인 첼시에 희망으로 비쳐졌기 때문이었다.
실버 총장은 72년 취임 이후 운영난을 타개하고 비인기 교수를 가혹하리 만큼 과감하게 갈아치우는 등 대학을 되살리는데 기여한 사람이다. 바른 말 잘하고 매사에 적극적인 총장,교육이론을 현장에 적용시켜 보려는 의욕과 실험의지로 가득찬 교수들은 대학의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교육학부와 경영대를 중심으로 학교경영이라는 새로운 모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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