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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곽단체의 도덕성(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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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곽단체의 도덕성(사설)

입력
1990.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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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의 폭력단두목비호사건으로 나라가 시끌하더니 그 여진이 미처 가라앉기도 전에 이번엔 민자당의 민정계 조직의 하나인 월계수회가 지방산하단체장의 거액사기사건에 휘말려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치인이나 권력기관과 범죄조직간의 유착설마저 유포되고 있는 현실에서 또 터져나온 정치판의 이 추문은 결코 그냥 흘러보낼 일이 아니다. 사회에 만연된 정치혐오나 불신의 확산을 막고 올바른 정치풍토 조성을 위해서도 분명한 책임과 자성의 조치가 있어야 마땅할 것이다.월계수회가 어떤 단체인가. 지난 대통령선거 때 급히 만들어져 선거운동을 편 것은 일단 지나간 일로 친다 해도 그후에도 조직의 성향과 구성을 놓고 의혹과 경계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단체였다. 그같은 의혹은 국민들간에 널리 퍼져왔을 뿐 아니라 민자당내에서조차 차기 대권구도와 관련된 빈번한 당내 갈등의 진원지여서 말썽이 끊일 새가 없었던 것이다. 사실상 이 단체를 이끄는 사람이 6공 들어 여권실력자로 급부상한 박철언 의원이고 보면 사정은 짐작할 만하다.

다음 세대를 겨냥한 정치적 의욕이 무분별한 조직확대를 가져올 수도 있고,이틈을 비집고 막강한 정치세력에 줄을 이으려는 불순분자도 찾아들게 마련이다. 이번 사기사건의 범인도 대성봉사단이라는 월계수회 산하 외곽단체 수원지부장의 직위와 박 의원과의 친분 등을 과장,쉽사리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다.

정치세계에서는 흔히 자금과 조직을 2대 요소로 꼽는다. 그래서 권력의 획득이나 정책실현을 목적으로 한 정치운동이나 단체조직은 어찌보면 정치현상의 기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같은 정치운동과 조직에는 엄격한 게임의 룰과 함께 합법성과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지역구 관리가 급하다 해도 폭력단과 손을 잡을 수는 없으며,또 조직확대가 소망스럽다 해서 사기범을 끌어들일 순 없는 것이다.

불행히도 최근의 우리 정치사는 자생력 있고 정도를 걷는 정치조직보다는 오로지 권력에 따라 일회성으로 부침한 관제정당이나 조직과 불순한 외곽단체의 타락적 행태로 얼룩져왔다. 자유당시절 정치파동의 그늘에서 행패를 일삼았던 백골단과 땃벌떼조직,서대문 경무대의 비호세력화했던 정치깡패 이정재집단의 만행,그리고 5공 때의 용팔이사건이나 공작정치 소리를 우리는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정치의 목적이란 국가·사회의 발전과 법과 질서유지를 통한 합리적 이해조정과 체제유지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 종교처럼 최고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의 품위와 신뢰는 의당 지켜지고 유지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일부 정치인들이 본의든 아니든 간에 불미스러운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세태가 정말 한탄스럽다. 정치권의 도덕성 회복과 반성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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