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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왔다 한약 노점상된 중국교포들/정부 “단속”“구제”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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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왔다 한약 노점상된 중국교포들/정부 “단속”“구제” 곤혹

입력
1990.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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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등 6백여명 “성시”/관계부처 “사주자니 불량약,폐기해야” 제동/국내 노점상 “우리만 단속 형평 어긋나” 반발고국에 왔다가 한약재 노점상이 돼버린 중국교포들에 대한 정부 각 부처의 구제·단속 방침이 엇갈리는 가운데 서울 덕수궁 파고다공원 서울역 주변에는 교포들의 노점이 급증,한약재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덕수궁 돌담길에 1백여명 정도 나와있던 교포노점상들은 21일 현재 덕수궁 앞과 시청앞 지하도에만 4백여명이 진을 치고 있고,이곳에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파고다공원과 서울역 앞으로 각각 1백여명씩 진출,서울에만 모두 6백여명이나 된다.

이로인해 덕수궁 앞길은 통행이 어려울 지경이며 단속때문에 영업을 못하고 있는 국내 노점상들은 자신들과 달리 이들이 아무 단속도 받지 않는 것은 형평에 어긋난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약재 노점이 폭증한 것은 보사부와 검찰의 잇단 단속방침 발표로 『장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위기의식이 커진데다 언론보도를 보고 이곳에 나오면 약이 쉽게 팔릴 것으로 생각한 지방체류 교포들까지 상경했기 때문.

그러나 이들 한약재가 함량미달이며 중금속이 함유돼 있다는 보사부의 발표이후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교포들은 울상을 짖고 있다.

위기에 몰린 교포들은 대표단(단장 정순복·35·여·약제사·중국 심수 거주)을 구성,국회의원들을 찾아다니며 『최소한 지금 갖고있는 약만이라도 팔고 돌아가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으나 시원한 대답을 듣지 못하고 있다.

6촌언니를 만나러 서울에 왔다는 박미란씨(35·여·의류공장 종업원·연길시 거주)는 『모국방문 경비를 뽑으려고 빚을 내서 약을 사왔다』며 『처분하지 못하고 돌아가면 파산』이라고 울먹였다.

흑룡강성에서 왔다는 김예일씨(30·국교 교사)도 『10년은 저축해야 모을 수 있는 중국돈 4만원어치를 사왔는데 3분의 1밖에 못팔았다』며 『28일이 출국예정일인데 죽고싶은 심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교포들은 대부분 점심을 거르거나 빵으로 때우며 장사를 하고 신촌 등의 싸구려 여인숙에서 잠을 자는데 여름옷차림인 사람도 있다. 서울시와 대우그룹측이 중국진출 기업들의 지원과 서울시의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약을 사주기로 했던 계획도 관계부처의 난색표명으로 실현이 어렵게 됐다.

보사부가 『이미 불법·불량 의약품으로 판정이 났으므로 인도적 견지에서 구입하더라도 남에게 증여·기탁할 수 없으며 폐기해야 한다』고 제동을 걸었기 때문.

지난 19일부터 중국교포들을 돕기 위해 시민 전화상담을 시작한 대한한의사협회 권용주 홍보위원장(35)은 『모처럼 고국을 찾은 동포들을 돕고 약재의 오·남용을 막기 위해 나섰다』며 『정부의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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