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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50% 인하에도 “고전”/국산 테니스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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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50% 인하에도 “고전”/국산 테니스라켓

입력
1990.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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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유명브랜드 가격표시제후 “인기폭발”/사은품 증정 등 대응불구 갈수록 더 밀려국내 테니스라켓제조업체들이 최근 수입라켓의 시장잠식이 급속히 확대되자 국산제품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인하하면서 출혈판매를 계속 하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테니스라켓의 양대생산업체인 한일라켓과 에스콰이어라켓 공업(주)은 올초부터 장기 바겐세일과 특별사은판매 등을 거듭하면서 11월현재 라켓의 가격을 지난 연말 대비 평균 50%나 인하해 놓고 덤핑판매를 하고 있다.

더욱이 가격의 대폭인하에도 불구하고 판매실적은 별다른 호전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업체들의 경영악화가 심화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이 본격화된 것은 정부가 일부수입품목에 대한 가격표시제를 실시한 지난 4월부터.

테니스라켓이 수입된 것은 이미 오래전의 일이지만 그동안 수입라켓의 수량도 적었고 지난해까지만해도 중간유통마진이 워낙 많아 일반소매점에서는 엄청난 고가로 팔렸기 때문에 그 시장점유율은 10%미만에 머물렀었다.

예컨대 국산라켓이 품목별로 2만∼2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었던 반면 수입라켓은 25만∼50만원이상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던 상태였다.

그러나 수입라켓의 가격표시제로 가격이 30∼50%가 떨어짐에 따라 수입품과 국산과의 가격차는 크게 줄어들게 돼 소비자들이 외국 유명브랜드라켓에 부쩍 몰리고 있는 것.

현재 국내시장에 진출해있는 외제 테니스라켓은 윌슨,헤드,프린스턴 등 브랜드수만도 30여개에 달하는데 이들 유명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 최고 시장점유율이 25%를 상회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업체들은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지난 봄부터 에스콰이어를 필두로 잇단 바겐세일 등을 통해 계속적인 가격인하를 단행,수입품에 빼앗긴 실지회복에 안간힘을 썼으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산라켓은 전품목에 걸쳐 평소의 반값에 팔리고 있는데 10만원짜리 중가품이 5만원대로 내려앉았는가 하면 2∼3만원대의 연습용라켓은 아예 판매장에서 종적을 감춘 상태이다. 그것도 모자라 업체들은 지난달 동시에 사은판매를 실시,구입고객들에게 레저용가방·세계 유명선수의 경기장면을 담은 VCR테이프·티셔츠 등을 무료로 주고 있으나 수입품의 강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업체의 한 관계자는 『국산라켓이 품질면에서 외국유명브랜드와 약간의 차이가 나는 것은 사실이나 소비자들의 외제선호의식이 너무 지나친 경향이 있다』며 『일부 인기 외제브랜드 중에는 우리가 OEM(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으로 수출했던 것이 역수입된 것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전문가들과 판매상들은 이에 대해 『이같이 대폭적인 가격인하는 오히려 국산라켓의 이미지만 손상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며 『지난 10여년간 국내 테니스붐을 타고 안이하게 호황을 구가하더니 이제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무제한적으로 가격만 떨어뜨려 경쟁력을 회복시키려는 업계의 처사는 결국 소비자들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유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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