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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영구평화」 시작됐다”/CSCE 각국 정상 연설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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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영구평화」 시작됐다”/CSCE 각국 정상 연설요지

입력
1990.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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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도 대담한 변화 있어야 「고」/CSCE는 정치적 대화의 장… 안보기구화 반대 대처/페만 방치땐 큰위협에 직면 부시전유럽안보 협력회의(CSCE)에 참석한 34개국 정상들은 개막일인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에 걸쳐 「민주·평화·단결의 유럽」이란 주제로 유럽의 미래에 대한 연설을 했다.

헬무트·콜 독일 총리의 사회로 진행된 회의에서 각국 정상들은 한결같이 유럽분단의 극복을 상징하는 독일통일과 동구권의 변화를 주도한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업적에 경의를 표하고 새로운 국제질서를 모색하는 작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CSCE를 상설기구화할 것을 제안했다. 주요 국가 정상들의 연설 요지를 소개한다.

▲미하일·고르바초프 소 대통령=이번 파리회담을 계기로 우리는 새로운 유럽의 경제환경 기술구조의 건설작업에 착수한다.

민족주의와 분리주의,영토권 주장 등은 이같은 과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협하는 요인들이다.

아직은 유동적인 유럽의 현 상황을 직시하면서 우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유럽의 평화로운 새 질서를 틀지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CSCE 산하기구로 새로 설립된 분쟁방지센터는 점차 일종의 전유럽안보회의로 발전해 분쟁의 불씨를 조기 진화하는 효율적 수단을 갖추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제2의 헬싱키 선언이 채택될 오는 92년까지의 2년간은 CSCE가 전례 없는 범유럽기구로 정착하기 위한 실험기가 될 것이다. 이제 적대적인 관계에서 협력자의 관계로 변화한 미소 양국은 이 과도기간 동안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다.

바르샤바조약기구는 올해안에 조직을 개편하고 헌장을 개정하는 중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또한 유럽에서 진행중인 심대하고 거스를 수 없는 변화에 걸맞는 대담한 조치를 취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비록 지금은 심각한 곤란에 처해 있지만 소련은 여전히 위대한 잠재력으로 세계와 유럽의 혁신과 안정에 기여할 것이다.

▲조지·부시 미 대통령=낡은 정치적 분단이 사라지면서 새로운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민족분쟁 소수민족 학대 인권탄압 등 세계에는 여전히 갈등과 대립의 소지가 남아 있다.

그러나 유럽은 분명히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CSCE는 미지의 수로에 들어선 유럽국가들에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줄 기구가 될 것이다. 새로운 도전에 맞설 수 있도록 CSCE의 힘을 키우는게 우리의 임무다.

CSCE 회원국들은 개인의 존엄성과 자유수호 국민에 의해서만 위임되는 권력,개인이 노동의 과실을 누릴 수 있는 사회,인류의 진보를 위한 법치주의 원칙 등을 지켜나가야 한다.

그러나 CSCE의 근간을 이루는 이같은 원칙이 페르시아만에서 계속 침해받고 무시될 때 오늘 우리가 이곳에서 거둔 성과 또한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헬무트·콜 독총리=프랑스 대혁명의 인권선언,영국 마그나타르타의 권리선언,미국의 독립선언은 CSCE를 탄생케한 영감의 원천이었다. 우리는 지금 1백95년 전 위대한 유럽인 임마누엘·칸트가 구상했던 「유럽의 영구평화」라는 야심찬 과업을 수행중이다. 과거 몇번씩이나 범세계적인 파국의 진앙지였던 독일의 국민들은 오늘 이 새로운 역사의 장에서 귀중한 교훈을 배우고 있다.

▲프랑수아·미테랑 불 대통령=오늘의 만남은 한시대의 종언이자 개막이다. 새 시대의 미래는 평화와 진보를 이루는 방법과 구조에 관해 우리가 함께 협조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유럽의 모든 기구들의 활동은 이제 유럽의 통합,유럽의 번영이라는 공동목적 아래 수렴돼야 한다. 나토와 바르샤바기구는 더이상 적이 아님을 선언했고 EC는 이미 중부 및 동부유럽과의 협력기반을 마련했다. 냉전기간 동안 전유럽의 장래를 논의하는 유일한 대화의 장이었던 CSCE는 이같은 바탕위에서 활동의 지속성을 보장할 조직과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다.

▲마거릿·대처 영 총리=이번 회의에서 우리가 채택한 선언은 개인의 자유를 확대하고 독재권력의 발호를 방지하는데 기여할 것이다. CSCE는 이런 점에서 분명 정치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대화의 광장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나는 CSCE를 방위조직으로 만드는 데에는 반대한다. 유럽의 안보는 핵무기등 강력한 방위수단을 보유할 때 가능하다. CSCE는 동서블록간 대립구도를 제거했지만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기엔 미흡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자크·들로르 EC집행위원장=EC의 발전과 CSCE의 발전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소련 및 동유럽에 대한 지원을 맡고 있는 EC의 역할은 「보다 큰 유럽」을 지향하는 CSCE의 목적에 기여할 것이다.

▲페레스·데·케야르 유엔사무총장=CSCE의 범위에 속하는 지역은 세계 생산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공동체다. 그러나 대서양으로부터 우랄산맥을 가로지르는 CSCE 회원국들의 선진공동체가 경제적 빈부로 세계를 가르는 남북의 장벽으로 변질돼서는 안될 것이다.<파리=김영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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