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 불확실한 환경대비/동일업종내 수직계열화 관행깨/자회사에 권한위임ㆍ조직개편도일본재벌이 21세기에 대비해 그룹차원의 경영전략을 바꾸고 있다.
동일업종내 수직계열화를 이루던 관행을 깨고 국내외의 다양한 업종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계열회사와 외국현지법인등 자회사에 권한을 대폭 위임하는가 하면 그룹 총력을 경영자원으로 가동하기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꼽히는 일본재벌들이 이같이 사업다각화ㆍ분권화 및 조직개편을 추진하는 것은 갈수록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우려의 소리도 고조되고 있다. 일본재벌은 전후 해체과정을 겪으면서 비슷한 업종내 수직 분업관계를 유지돼왔기 때문에 이같은 사업다각화는 오히려 기업윤리의 퇴색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쓰비스 연구소가 최근 제시한 신그룹경영 방식은 그룹본사와 계열사간의 수직적 관계를 탈피,정보ㆍ인재ㆍ기술 등 중요자원을 그룹내 모든 회사가 공유해 활용하자는 것.
이같은 아이디어는 기업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받아 히타치제작소와 세존그룹이 그룹력을 활용하기 위한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분권화와 관련,주목을 끄는 대목은 신규사업 및 해외진출 첨병 노릇을 해온 자회사와 그룹본사와의 관계이다.
캐논사는 본사에 「글로벌시스템 추진위원회」와 미국등에 지역통괄회사를 각각 설립,역할분담을 시도하고 있다.
즉 개발ㆍ생산ㆍ판매 등 그룹 전체 살림은 추진위가 맡고 지역통괄회사는 현지법인들의 공통된 기능인 재무ㆍ인사ㆍ총무ㆍ홍보 등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도록 했다.
지역통괄회사는 국제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그룹본사의 세계전략과 현지법인의 지역전략간의 마찰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일부 다국적기업들은 그룹의 중요의사 결정과정에 지역본사를 참여시킬 정도이다.
일본에서는 이를 「세계 본사제도」라고 부르고 있는데 지역통괄회사 설립붐과 함께 현지법인의 토착화로 풀이되고 있다.
분권화원리는 국내경영에도 적용돼 계열회사의 책임경영제를 채택하는 그룹도 늘어나고 있다.
소송제작소는 지난해 11월 사업계획ㆍ인사ㆍ재무등 계열사의 숨통을 쥐고 있던 관련회사부를 전격 해체하고 신사업추진 본부를 세웠다. 추진본부는 계열사의 경영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측면 지원만을 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재벌의 기획조정실과 비슷한 그룹관리조직을 만들어 조직혁신을 꾀하는 대기업도 등장했다.
다이에그룹은 관리조직 산하에 인사ㆍ재정ㆍ총무ㆍ영업등을 담당하는 기능별 기획부서를 설치하고 그아래에 계열회사를 사업부별로 배치했다.
철강ㆍ중기계ㆍ소매업 등 3개업종을 중심으로 타업종으로 경영다각화도 활발하다.
노무라 종합연구소의 분석에 의하면 철강은 시스템개발ㆍ전자ㆍ도시개발,중기계는 소프트웨어ㆍ전자ㆍ로봇ㆍ환경장치ㆍ도시개발 그리고 소매업은 대형쇼핑센터ㆍ소형금융업 등으로 집중 진출하고 있다.
또한 다각화는 일정 패턴이 있다고 분석했다.
소재산업의 경우 도시개발을 집중적으로 추진하는등 기존의 회사자산을 활용하고 있다. 미쓰비스금속은 오사카제련소 부지 2만평,동경제작소 7천평 재개발에 나섰다.
가공산업은 다국적화ㆍ소프트화에 주력하고 있다. 캐논은 미국 등에 지역통괄회사와 연구소를 설립,글로벌기업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전자회사인 소니는 미국의 CBS레코드사ㆍ콜롬비아 영화사 등을 인수했고 파이오니어사ㆍ히다치제작소 등은 자회사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일본 공정거래위가 지난해 발표한 기업재구축 실태에 의하면 대기업체 1백56개중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본업부문의 비율은 85%를 넘었으나 최근 7년간 6.5%가량 낮아져 70%로 떨어졌다.
또한 자금조달 방법도 변해 금융자회사 설립이 활발하다. 이는 모기업의 일원적인 자금조달로 인한 모회사의 비대화를 방지하고 자금운용을 원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김경철기자>김경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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