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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계파 「대권게임」 암중모색/내분수습뒤 거여 새 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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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계파 「대권게임」 암중모색/내분수습뒤 거여 새 기류

입력
1990.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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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제 유산되자 「노 이후」 겨냥/대세론 앞세운 김대표 민정계에도 세 넓히기 “손짓”/민정계 “경선 통해 인물 낼 것”… JP 대안모색도 주목/국민의 정치 불신업고 새로운 세력 부상 가능성도내각제각서 유출파동을 가까스로 수습한 민자당은 「노태우 이후」와 관련한 새로운 당내 위계 및 질서구축을 위한 암중모색에 들어서고 있다.

김영삼 대표의 반대로 3당 합당의 대전제였던 내각제개헌 추진이 불가능해지면서 정치판은 막바로 대권주자 경쟁으로 치닫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자당의 각 계파는 『이제부터는 싫든 좋든 「전부 아니면 전무」의 파워게임이 시작된 것』이라는 데 의견을 일치시키고 있다.

이같은 인식자체가 당내에 차기 대통령 후보를 내기 위한 새로운 기류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내분의 장본인이었던 김영삼 대표는 여권의 제2인자로서 야권의 「김대중 대통령후보」에 대응해 자신을 출전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논리를 만들려 하고 있다.

또 내각제라는 공존의 장치를 잃어버린 민정계는 김 대표에 필적할 대안을 내놓든지 김 대표의 손을 들어주느냐를 놓고 여러 갈래의 갈등과 새로운 진로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김종필 최고위원과 공화계 또한 파워게임에서 자신들의 생존논리와 이에 따른 역할찾기에 들어갔다.

그런가하면 기존계보 중심의 파워게임에서 벗어나려는 40대 초선의원들의 움직임이 있고,뜻있는 의원들의 마음 속에는 「1노 3김」 정치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역이용한 새로운 정당가능성도 떠올려지고 있다.

○…김영삼 대표와 민주계는 김 대표의 대통령후보 확보를 위해 「세 넓히기」로 들어가는 인상이다. 노태우 대통령의 의중에 대해 김 대표가 반신반의하는 점도 있으나 종래와는 달리 매우 친화적 태도로 나올 것이라는 게 민주계 의원들의 분석이다. 김 대표측은 후계구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은 노 대통령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고 있으며 후보경선을 하더라도 대통령의 의중이 클 수밖에 없다는 점을 증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또 민정계에 대한 유화적 제스처를 강화하고 있다. 내분수습 후 열린 지난 10일 의원간담회에서 『귀에 거슬리는 어떤 충고도 달게 받겠다』고 말한 것은 김 대표의 종전 어법에는 없는 스타일이며 국회대표연설 기초소위를 민정계 중에서도 계파성이 약한 의원들로 구성한 일도 새로운 변화이다.

김 대표의 민정계에 대한 접근은 곧 구체화될 전망인데,자신의 영향권에 있는 경남의원들 중에는 김 대표 외에 대안이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대표의 한 측근은 『시간은 김 대표 편인데 불필요하게 굴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세론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가 핵심측근들이 퍼뜨리고 있는 것처럼 대통령후보를 쉽게 딸 수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는 게 정설. 민주계의 한 중진의원은 『김 대표는 선택의 여지도 없는 사면초가에 싸여있다』고 상당히 비관적인 전망을 했다.

김 대표에게 큰 힘이 될 수도 있으나 행동의 폭을 좁힐 수 있는 존재는 지난 내분에서의 강경파들. 문정수 강삼재 서청원 최기선 김운환 권헌성 의원들은 계기만 마련되면 민자당을 떠날 태세이며 신상우 최형우 박관용 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도 김 대표가 대권주자로서의 생명력을 잃었을 때는 당을 떠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각제가 유산되면서 민정계는 난기류에 뒤덮인 꼴이다. 당이 너무 상처를 입었을 뿐 아니라 김 대표에 비견되는 대통령 후보감이 아직 뚜렷이 부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박태준 최고위원이 계보 보스이기는 하나 노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행동에 제한이 있고 박 최고위원 스스로도 내각제를 향한 정치미래를 설계해온 상태여서 방향전환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의 새 상황을 조성해야 한다.

민정계에서 가장 뚜렷한 움직임은 이종찬 오유방 이한동 이춘구 심명보 신상식 이치호 김현욱 이자헌 의원 등 소위 중진그룹의 결속강화 추세이다.

이들 중 한 의원은 『고정멤버가 있는 것은 아니고 그때그때 모임에 따라 다선의원들이 참석하며 당진로와 관련한 이슈를 놓고 의견교환을 해왔다』고 모임의 성격을 설명한다.

특히 이들은 내각제개헌 문제로 시끄러웠던 지난 2개월 동안 잦은 접촉을 가졌고 박 최고위원이나 김윤환 총무 등과 함께 의견을 교환했다.

따라서 이들 그룹은 정기국회를 넘긴 내년초부처 현행헌법에 따른 대통령선거에 대비한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 중진은 『김 대표는 당원 또는 국민의 눈에 총재와 후보경선의 선두에 나와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그러나 김 대표도 후보의 한사람일 뿐이라는 게 민정계 사람들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최고위원들의 담합 등 비민주적 방법에 의한 총재 및 대통령 후보 선출은 막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한 의원은 『경선원칙이 정해지면 민정계에서 인물이 부상할 수도 있고 새로운 인물을 만들어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김 대표에 대한 견제의사를 뚜렷이 했다.

민정계내 그룹화의 움직임에서 박철언 의원의 월계수회는 가장 「반김영삼 노선」을 걸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본격적인 파워게임에 접어들면 중진그룹으로 초점이 모아질 것이란 게 당내의 지배적 견해이다.

민정계의 당직자 즉 정순덕 총장과 김윤환 총무의 역할이 파워게임에서 중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아가는 것도 새로운 기류이다. 김 총무는 스스로 「킹 메이커」라고 말했듯이 청와대와의 밀착된 교감 등을 이용하여 미묘한 힘을 발휘할 것이며,정 총장 역시 김 대표의 위상재정립 이후 총장으로서 당내 주목을 받고 있다.

○…김종필 최고위원과 공화계는 일단 관망으로 연말까지 갈 것이나 방향은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즉 김 최고위원이 당내분 진행과정에서 주장한 「세대교체론」에 점점 무게를 실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최근 들어 『내가 할 일은 생각하고 있다』 『벽이 보이지 않느냐』 『나는 그 사람들(김영삼 대표와 김대중 평민총재)의 경쟁자가 아니다』고 언급,마음의 정리를 암시했다. 따라서 내각제를 파기함으로써 자신의 「명예로운 원로역할」을 차단한 김 대표와는 길을 달리한다는 게 주변의 공통적인 견해이다.

민정계 중진의원들이 최근 김 최고위원측과 긴밀한 접촉을 벌이고 있는 것은 「세대교체」에 기여할 수 있는 그의 힘을 생각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김 최고위원이 일부 민정계의 옹립으로 후보경선에 나설 가능성을 아주 배제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서 그 가능성이 약한 것이 사실이어서 관심은 그가 김 대표를 견제하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할 것이란 점이다. 특히 여권핵심부에서 새로운 대권주자를 찾을 기미가 보이면 김 최고위원의 역할이 이에 연결될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또 하나 당내 움직임은 40대 초선의원들의 「탈계보」 기류이다. 그들 중에는 김 대표의 측근이나 월계수회 멤버 등이 있어 막상 파워게임에서 선택을 강요당할 때 아무 의미가 없는 집결체라는 지적이 높다. 그러나 이들중 대다수가 「1노 3김」 스타일의 파워게임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는 데서 당 내외의 정치질서재편 기류가 있을 때는 어떤 힘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김영삼 대표가 부상된 상태에서 내년초의 당내의 기류는 「총재·후보경선」이라는 「게임의 룰」을 정하는 데 초점이 모아지고 있으며 경선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계의 한 중진도 『대권주자를 민주적 절차로 정해야만 정통성의 문제가 해소되고 또 야당보다 우위에 설 수 있다』며 객관적인 경선불가피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에 도사리고 있는 잠재적 변수는 민자당이 「화학적 통합」을 못 이루고 있는 평민당이 가부장적 지역당의 이미지를 못 벗고 있는데다 민주당도 지리멸렬,기존 정당에 대한 국민신뢰도가 바닥에 머물러 있어 「새로운 정치세력」의 부상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현역의원들을 포함한 뜻있는 사람들이 어떤 계기를 마련하려는 움직임들이 수면하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김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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