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뚝 떨어져 겨울이 성큼 다가선 느낌이다. 첫눈이 내린다는 소설을 코앞에 두고 주부들은 겨우살이 김장준비에 분주할 때다. 김치는 겨울철에 신선한 야채를 영양가를 떨어뜨리지 않고 먹을 수 있도록 고안해낸 우리 선조들의 지혜의 소산이다. ◆김치의 기원은 꽤 오래돼서 삼국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 신문왕 3년조에 김치에 관한 기록이 보이고,고려 때의 문장가인 이규보의 시에 『담근 장아찌는 여름에 먹기 좋고,소금에 절인 김치(지염)는 겨우내 반찬되네』라는 시구가 있다. 그때의 김치는 소금이나 간장에 절여 발효시킨 짠지 같은 것이었다. ◆그러던 것이 임진왜란 이후 고추가 들어오면서 오늘날과 같은 먹음직스런 김치가 완성됐다. 김치에는 묘한 성분이 있어 외국사람도 한번 맛을 들이면 자꾸 찾게 된다. 일본 동경대학 의학부의 이시야마(석산욱부)교수가 한국 사람이 가벼운 연탄가스 중독에 김치국물을 마시는 것에 착안,김치를 분석한 결과 각성제인 「멕타안페타닌」이 들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각성제의 함유량은 김치 2백g 속에 0.3마이크로g에 불과하다. 중독량의 1천분의1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김치를 자주먹으면 습관성을 일으킨다는 것이 이시야마 교수의 주장이다. 어쨌든 해외여행중인 한국 사람들이 그나라의 산해진미를 마다하고 김치부터 찾는 것을 보면 습관성이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요즘 대도시 어린이의 30% 이상이 김치를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로 나가다가는 우리의 고유음식인 김치문화가 사라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김치를 먹지 않게 된 것은 어린이들에게 간편식을 먹이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인 김치의 발전과 운명은 전적으로 주부들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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