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체제개편 통한 정ㆍ경 위기타개책/소 개각ㆍ「고」권한강화 배경ㆍ전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체제개편 통한 정ㆍ경 위기타개책/소 개각ㆍ「고」권한강화 배경ㆍ전망

입력
1990.11.18 00:00
0 0

◎강력한 중앙정부 구성에 초점/「옐친과 연정」 리즈코프 총리 진퇴가 관건/「개혁장애」 야조프 국방등 군부 수술할 듯고르바초프 대통령이 16일 군부개편을 포함한 대폭적인 개각을 선언한데 이어 17일 최고회의에 비상대권을 요청한 것은 현재 소련이 처한 정치ㆍ경제적 위기를 타개하고 「제2의 체제개편」을 단행하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고르바초프는 앞으로 10일안에 발표할 개각에서 각 분야의 전문가를 비롯,국민들의 신임을 받고 있는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는 또 개혁에 장애요소가 되고 있는 일부 군지도부를 교체하고 군체제도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연방재편안에서 드러난 정치체제의 개편은 정부통령을 국민의 직접선거로 선출한다는 것으로 미국식 대통령제를 골자로 하고 있는데 대통령은 행정권을 완전히 장악,종래의 내각수반인 총리직을 없앤다는 것이다.

이 경우 내각은 서열상 선임자가 「내각의장」을 맡게 되며 각부 장관들은 대통령에게 직접 책임을 지게 된다.

고르바초프는 이를 위해 최고회의에 행정권을 장악하기 위한 비상대권을 요구했으며 그동안 「기획」의 역할을 하던 대통령위원회에서 국가안보 및 국내 치안부분을 떼어내 안보위원회를 신설하는 대신 정치ㆍ경제 등 분야를 모두 내각에 흡수토록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보위원회의 위원들은 국가보안위원회(KGB) 의장 내무장관 국방장관 등으로 구성되는데 분권화된 안보ㆍ치안분야를 통합하고 국내질서 부재 등에 강력히 대처하겠다는 의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치국을 대신한 권력기구였던 대통령위원회는 아무런 결정권이 없어 실무를 맡고 있는 내각과 잦은 마찰을 빚어왔으나 내각에 흡수통합될 경우 행정과 기획의 창구가 일원화돼 보다 효과적으로 개혁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르바초프는 이같은 내각개편을 신 연방조약 체결이전에 확정,강력한 중앙정부를 구성해 심각한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올해말이나 내년초까지로 예정된 연방재편에 앞서 당장 자신과 함께 현 위기상황을 헤쳐나갈 총리가 필요한 실정이다. 이는 또 옐친 러시아공 최고회의 의장이 주장하고 있는 현 정부에 대한 불신임투표 실시와 조속한 연정수립에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것이다.

하지만 고르바초프의 행보에 가장 걸림돌은 현 총리인 리즈코프를 비롯,자신의 지지세력인 일부 온건보수파들의 반발을 어떻게 무마하느냐는 것이다.

일부의 지적처럼 연정의 최대고비는 결국 리즈코프 총리 진퇴여부로 귀결되는데 연정파트너인 옐친의 급진개혁파는 리즈코프의 퇴진과 자신들의 권력확대를 주장하고 있어 아직까지는 타협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고르바초프와 옐친은 이미 한배에 동승한 만큼 양측 모두는 한발짝씩 양보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신임총리로는 옐친이 시사한 바와 같이 고르바초프의 측근인 예두아르트ㆍ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유력시되며 재무장관으로는 급진개혁파이며 샤탈린 대통령위원회 위원과 함께 5백일 경제개혁안을 마련한 야블린스키 러시아공 부총리가 취임할 가능성이 높다.

또 내각의 핵심이자 권력의 중추세력인 국방장관에는 야조프 현 장관이 군의 개혁세력으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만큼 퇴진할 가능성이 높은데 의외의 인물이 기용될 수도 있다.

군부는 냉전체제 종식 이후 위상정립을 못해 크게 동요되어 왔으며 연방내 각 공화국들의 독자적인 군창설 움직임과 징병거부 등으로 혼란을 빚어 왔다.

특히 동구에서 철수한 군병력들은 살집을 마련하지 못하고 생활마저 어렵게돼 불만이 가중되고 있으며 고르바초프가 강력히 부정하긴 했으나 일부 보수파 장교들이 쿠데타를 준비한다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고르바초프는 이같은 군의 이탈을 방지키 위해 지난 여름 옐친의 보좌관인 로파틴 소장이 제의한 군의 지원병제를 승인하면서 장기적인 군체제개혁을 검토하도록 지시하기도 했었다.

현재로는 바르샤바군조직과 일부 지상군 및 전략 로켓군의 축소 등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른 대규모 인사개편이 있을 전망이다.

한편 고르바초프의 정치구조 개편계획은 발트3국등 일부 공화국의 신 연방조약 체결거부와 급진개혁파와 보수파 일부에서의 반발 등으로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르바초프는 이에 대해 『현재 소련에는 권력투쟁이 진행중에 있다』고 현실정치의 어려움을 시인하면서도 『앞으로 발전을 위해서는 후퇴란 있을 수 없다』고 못박고 있다.

이미 여러차례 고르바초프가 위기상황을 극복해 온 것을 세계가 보았듯이 그는 자신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을때에는 불리한 상황이라도 이를 역전시키는 정치력을 갖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번에도 그가 각 경쟁 정치세력들의 이해득실을 고려하면서 개혁구도를 완성시킬 합의점을 도출해 낼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이장훈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