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개방땐 상업주의 외국교육 예속 우려”/“UR대비 자본ㆍ기술집약적 영농전환 시급/젊은세대 통일 욕구 관료적 통제는 어려워”사회개혁을 표방하며 지난6월 결성한 서울대 교수 1백29명의 사회정의연구실천모임(운영위원장 권태준)은 17일상오 서울대 문화관 국제회의실에서 「한국사회의 당면과제」를 주제로 90년도 공개토론회를 개최했다. 공개토론회 제1부에서는 우루과이라운드의 영향과 대책을 검토한 ▲UR과 우리나라 농업 및 농촌문제(농업경제학과 강봉순교수) ▲서비스시장 개방과 서비스 부문의 내적 자유화(국제경제학과 이천표교수) ▲UR서비스그룹 교육분야의 문제(교육학과 김신일교수) 등 3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이어 2부에서는 정치개혁ㆍ사회복지ㆍ통일전망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진행됐다. 발표논문은 ▲여야 대립구도와 정치개혁의 과제(정치학과 김홍우교수) ▲분배적 정의와 정부의 역할(행정대학원 오연천교수) ▲통일 독일의 문제점과 한반도 통일의 전망(서양사학과 이민호ㆍ사회학과 한상진교수) 등 3편이다.
주요논문을 간추려 본다.
◇강봉순교수=현 상황에서 UR이 타결되면 국내 농업기반은 치명타를 입고 봉괴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말 현재 농산물 수입제한 품목은 미국 1개,서독 3개,일본 22개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4백88개나 되고 이들 품목 대부분이 농가소득에서 비중이 높지만 국제 경쟁력이 없어 수입개방 될 경우 자생력을 완전 상실하게 될 우려가 높다. 또 농민들이 수입개방의 영향권밖에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과채류나 화훼류 등만 재배함으로써 이로인한 과잉생산과 가격폭락도 예상된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농업 및 농촌문제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자본집약적ㆍ기술집약적 영농확대 ▲농지의 장기임대차 시행 등 농지제도 개선 ▲해외 농업전문가 육성 등이 적극 추진돼야 한다.
◇김신일교수=국내에 학원을 설립하려는 미국과 일본의 학원기업들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직접 설립 또는 내국인과의 합작투자를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존스ㆍ홉킨스대학 등 선진국의 고등교육기업도 한국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정부에 강력하게 설립인가를 요청하고 있다.
외국의 유수한 대학과 학원이 직접 설립ㆍ분교설치 및 통신교육 방식으로 국내에 진출,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면 구태의연하게 제도의 보호속에 안주하고 있는 국내 교육기관과 교육기업에 큰 자극을 줄 수도 있다.
그러나 교육기반이 취약하고 온갖 교육문제가 날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상업주의적 외국교육이 밀려오면 우리 교육은 회복 불능의 타격을 받을 것이다.
교육개방이 진행되면 ▲고등교육의 예속으로 지식과 사상의 자체 생성능력 상실 ▲상류층의 외국학원 이용으로 계층간 교육격차 심화 ▲국내 교육자원(사교육비)의 해외유출 등 부정적 결과가 초래 될 것이다.
따라서 ▲고등교육정책을 졸업기준 통제를 통한 질적관리로 전환하고 ▲대학간 경쟁체제 도입 ▲사립대학 개정에 대한 국가보조 강화 ▲학원의 외국인 1백% 투자설립 금지ㆍ한국인 원장임명 등 외국인 학원투자 규정마련 등의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
◇이민호ㆍ한상진교수=냉전체제의 붕괴,민주화의 진전,통일의 과제에 새로운 감수성으로 대응하는 젊은세대의 성장,평화와 통일을 요구하는 남북한 국민대중의 정서적 욕구 등은 멀지 않아 통일문제를 정치의 핵심으로 등장시킬 것이다.
젊은세대를 중심으로 사회 저변에서 올라오는 통일의 욕구와 정서를 과거처럼 관료적ㆍ기술적ㆍ억압적 수단으로 통제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이 욕구와 정서를 민주발전과 민족통일에 공헌하도록 수용하는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고재학기자>고재학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