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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제조업실적 「속빈강정」/한은,기업경영 표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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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제조업실적 「속빈강정」/한은,기업경영 표본조사

입력
1990.1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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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투기 손실… 영업외수지 악화/매출신장 3배불구 이익 감소/건설업,호황속 금융비용부담커 적자지난 상반기중 국내기업들은 외형은 괄목할만할 정도로 불어났으나 경상이익률은 매우 저조해 「실속없는 몸집 불리기」경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노사분규의 진정에 따른 생산호조와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증가 등으로 성장세는 크게 확대됐으나 외환손실 등에 의한 영업외수지가 급격히 악화,수익성은 여전히 낮았고 증시침체에 따른 외부차입금의 증가로 재무구조는 더욱 악화됐다.

아울러 상반기성장을 주도한 건설업 역시 매출외형은 엄청나게 늘었으나 과거부터 쌓여온 금융비용 부담때문에 경상이익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16일 한은이 발표한 「90년 상반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전국의 1천1백43개 제조업체,69개 건설업체,1백18개 도소매업체 등 1천3백30개기업을 표본집단으로 선정,상반기 기업경영실적을 추계한 결과 국내제조업체의 상반기 매출액 증가율은 경상가격기준으로 15.5%에 달해 전년동기의 5.6%보다는 3배가까이 증가폭이 커졌다. 불변가격기준 실질매출액 증가율은 13.9%.

이같은 매출액성장세는 86∼88년간의 대호황기 수준에 거의 육박하는 수치.

특히 내수부문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년동기의 12.6%에 비해 2배가까이 증가폭이 늘어나 22.7%나 기록했다. 반면에 수출부문은 전년동기의 5.2%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했으나 증가율은 2.4%에 그쳤다.

이에 따라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도 7.1%로 전년동기의 6.6%보다는 다소 높아졌다. 그러나 이같은 영업이익률의 신장은 영업외 지의 악화로 그 손실을 메우는데 소모돼 전체경상이익률은 2.8%로 전년동기의 3.2%보다도 0.4%포인트나 떨어졌다.

제조업체의 실속없는 성장을 낳은 영업외 수지의 악화요인으로는 금융비용증가와 외환손실 등이 꼽히고 있다.

매출액대비 금융비용부담률은 5.3%로 전년동기의 5.2%보다 약간 늘었다. 이는 증권시장의 장기침체로 증시로부터의 자금유입이 거의 막힌 상태이기 때문에 당연히 외부차입이 늘어났을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만한 일이다.

매출액대비 외환차익비율은 마이너스 0.2%로 전년의 0.4%에서 아예 손실로 돌아섰다. 한은은 환율변동 측면에서 올상반기 대미달러환율은 전년동기의 2.5% 절상에서 5.1% 절하로 돌아서고 대일엔화환율도 전년동기의 18.5% 절상에서 0.4%절상으로 절상폭이 크게 낮아진 탓에 외국빚을 많이 지고 있는 국내기업으로서는 부담이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외환손실이 이처럼 크게 나타난 것은 단지 환율변동 탓만이 아니라 국내의 비중있는 기업들이 대거 환투기에 손을 댔다가 엄청난 손실을 본데도 커다란 이유가 있다.

지난 상반기중 국내제조업체의 환차손규모는 3천8백억여원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환차익 규모가 2천4백억원수준이므로 1천4백억원이상의 손실이 있었던 셈이다.

S사와 L사 등 국내유수기업들이 선물환거래로 거액의 손실을 봤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 특히 L그룹은 엄청난 손실의 책임을 물어 계열사 사장 3명이 한꺼번에 전격적으로 옷을 벗어야만 했을 정도다. 지난해 국내에서의 재테크에 몰두했던 기업들이 이번에는 이익 극대화를 위해 국제적투기인 환거래에까지 적극 나섰다가 영업이익마저 까먹는 처지가 된 것이다.

외부차입의 증대로 기업의 차입금의존도는 전년동기의 40.5%에서 41.7%로 더 늘어났으며 이에 따라 기업의 자기자본비율은 거꾸로 전년동기의 28.2%에서 26.9%로 낮아졌다. 그러나 적어도 장부상으로는 차입금에 대한 평균이자율이 정부의 대출금리인하조치 때문에 전년동기의 14.2%에서 12.9%로 대폭 낮아졌다.

종업원 1인당 생산한 부가가치,즉 노동생산성은 19.6%를 기록,임금상승률 19.7%와 거의 엇비슷해 지난해와 같은 노동생산성과 임금상승률간의 격차는 거의 해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된 부가가치 중에서 근로자들에게 돌아간 몫의 비중을 나타내는 노동소득 분배율은 49.7%로 전년동기의 49.3%보다는 높게 나타나 다소 개선되는 추세 속에 있음을 보였다.

한편 건설업 매출은 민간주택 및 상업용건물의 건축 등을 중심으로 호황을 보여 매출신장세가 전년동기의 7.6%에서 36.1%로 크게 확대됐고 이에 따라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3.3%로 전년동기의 2.7%에 비해 크게 늘었으나 높은 금융비용부담으로 인해 경상이익률은 마이너스 1.9%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홍선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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