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교육개혁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83년부터 교육개혁운동을 시작한 미국은 금년 1월 사상처음으로 「국가교육목표」라는 6개항의 선언을 통해 연방정부의 의지를 천명한 이래 어느 때보다 더 교육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1월31일 부시 대통령과 미 전역의 주지사 50명이 버지니아대에 모여 발표한 선언은 ①취학전 교육강화 ②고교졸업률 제고 ③학력수준 향상과 성숙한 시민양성 ④수학ㆍ과학교육 강화 ⑤성인교육ㆍ평생교육 진흥 ⑥폭력 마약 없는 학교 등으로 구성돼 있다.
2000년을 목표연도로 설정한 이들 6개항은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뭔가 해야 한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다.
「2000년까지 미국 학생들은 수학과 과학성적에서 세계 1위가 될 것이다」라는 네번째 항목의 다짐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 절박한 선언이 나온 것은 일본의 성장과 경제침략,92년으로 다가온 EC통합에 대비해야 한다는 실용적 필요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50개의 교육제도를 가진 나라,주별로 다양하고 독립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나라에서 스스로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부시 대통령의 주도에 의해 미국전체가 교육의 위기에 관심을 쏟게 된 것은 대단한 변화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교육학자들은 대체로 이런 목표의 실현성에 회의적이었다. 조지 워싱턴대의 한 여교수는 각 항목에 들어 있는 「all」(모든),「must」(…돼야 한다)라는 극단적 단어에 대해 『삼키기 어려운 표현』이라는 말로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그런 내용을 수표에 사인하듯 쉽게 뒷받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심한 곳은 50%,평균적으로 17% 이상인 고교생 탈락률을 과연 앞으로 10년동안 대폭 줄여 졸업률이 「최소한 90%」가 되게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다른 대학의 교수는 『부시 그 친구는 선언을 좋아하니까』라고 선언자체를 무시했다.
한국인의 눈으로 볼 때 6개항중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것은 고교졸업률 문제와 폭력ㆍ마약 문제이다. 고교중퇴 문제와 마약ㆍ폭력에 의한 학교황폐화는 미국의 큰 사회문제이자 골칫거리이다. 미 문교부의 통계에 의하면 고교졸업반의 61%가 마약류 사용경험이 있으며 대학생은 90%가 음주자이고 50%는 술꾼이며 5%는 알코올 중독자이다.
미국은 학교에서 마약을 추방하기 위해 86년 이후 각종 법률을 제정하고 다양한 예방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나 큰 실효는 거두지 못하는 것 같다. 교사,교육학자들은 『우리는 가정으로부터의 기여를 상실했다』,『학교의 짐이 너무 무거워졌다』고 개탄하고 있었다.
올해의 경우 87년 입학자의 94% 이상이 고교를 졸업한 우리나라에서는 고교졸업률이라는 말 자체가 생소하며 마약의 위협도 미미하지만 언제까지나 이들 문제로부터 안전한 것은 아니다. 미국의 노력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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