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위 한국 주도」 발판 마련/구체적 시한 확정 큰 뜻/작전통제권 한국군 이양 사전 절차성격한미 양국이 유엔군 사령부의 군사정전위 수석대표를 한국군 장성으로 교체하고 한미 연합사의 지상군 구성군(GCC) 사령관을 한국군 장성으로 보임키로 합의한 것은 한미 연합지휘 체제내에서 한국군의 역할과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것으로 향후의 작전통제권 환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군사정전위 수석대표와 지상군 구성군사령관의 한국군 장성보임 방침은 지난 2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 거론됐고 존ㆍ워너 수정안에 입각,지난 4월 미 의회에 보고된 미 행정부의 3단계 주한미군 감축계획에도 이미 언급돼 있지만 이번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SCM)의 군사위원회에서 보임시한이 구체적으로 92년 말까지로 확정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
정전위 수석대표는 한국전쟁 휴전 이래 줄곧 유엔군 사령부 소속 미군장성이 임명돼 왔는데 이제 한국군 장성이 임명됨으로써 남북한이 명실공히 휴전당사자로서 마주 앉게 되며 남북관계 진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한국은 휴전협정 당사자로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북한측이 정전위 수석대표의 한국군장성 보임을 반대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국방부 관계자들은 현행 유엔사 규정에 유엔사령관이 정전위 수석대표를 임명하도록 돼 있어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주한 미군 사령관이 겸임해 온 한미 연합사의 지상군 구성군사령관직에 한국군 장성을 보임하는 것은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에 돌려주기 위한 사전절차로 볼 수 있다.
한국군의 작전권은 6ㆍ25 직후인 50년 7월 이승만 대통령에 의해 유엔군사령관에게 이양된 뒤 휴전 후에도 계속 유엔군사령관이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행사해 왔다. 78년 한미 연합사가 창설된 뒤 작전통제권은 연합사령관에 이양됐으나 과거 유엔군사령관이 단독으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던 것과 달리 양국의 국가통수기구(대통령 및 국방부) 및 한미 연례안보협의회의와 양국의 합참의장으로 구성된 군사위원회(MCM)의 전략지시와 지침에 따르도록 돼있어 형식상 한미 공동작전권 행사체제로 발전했다.
한미 연합사는 지상군구성군ㆍ해군구성군ㆍ공군구성군 등 3개 구성군 사령부로 구성돼 있고 연합군사령관은 미군장성이,부사령관은 한국군 장성이 맡게 돼 있다.
또 연합사의 참모편성은 한 미군 동수로 돼 있고 지상군 구성군사령관과 공군 구성군사령관은 미군장성이,해군 구성군사령관은 한국군 해군작전사령관이 맡아 상호 협의,작전통제권을 행사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79년 12ㆍ12사태와 80년 5ㆍ17 당시 작전통제권을 행사하던 연합사령관이 한국군의 부대이동을 통제하지 못해 한국국민들의 비난을 받았으며 이후 평시의 작전통제권을 연합사가 행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대두됐다.
한국정부도 작전통제권을 인수하기 위한 조치의 하나로 국군조직법을 개정,새 합참본부를 창설해 작전통제권 인수에 대비하고 있다.
평시 작전통제권의 한국군 이양시기는 주한미군 감축 2단계인 93∼95년으로 잠정 합의돼 있는 상태이다.
이번 군사위원회에서는 이같은 평시작전권 이양을 포함,2단계 이후의 주한미군 변화에 대해 한국측이 내년 1월께 안을 먼저 제시,협의키로 합의했다.
이번 한미 군사위원회에서 정전위 수석대표와 지상군 구성군 군사령관의 한국군 장성보임 합의는 민족자존과 자주국방을 향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워싱턴=이계성 특파원>
◎한ㆍ미 안보회의 공동성명 <요지>
①제22차 한미 연례안보회의가 11월13일∼15일까지 양국 국방부 장관 주재하에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됐다.
14일에는 양국 합참의장간에 제12차 군사위원회가 열렸다.
②양국 대표단은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위한 공약을 재확인했다. 주한미군의 규모축소 및 역할변경 계획에 따라 지상군 5천명,공군 2천명을 92년까지 감축하기로 한 것은 한미 안보협력관계의 변화를 의미하지 않으며 한반도에 대한 전반적인 안보상황을 고려,양국이 긴밀한 협의를 거쳐 점진적ㆍ단계적으로 실시한다.
③양국 대표단은 팀스피리트 연합방위훈련이 전쟁억제 유지에 필요하고 이 훈련이 어떤 나라에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④양국 대표단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지역 정세를 분석ㆍ평가하고 북한이 군사력을 공세적으로 전진 배치,사전 경고없이 기습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한반도 평화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데 우려를 표시했다.
또 북한의 화학무기확보,스커드미사일 전방배치,국제원자력기구의 핵안전협정 거부 등에 우려를 표시하고 북한의 핵개발은 동북아 정세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판단,이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간에 긴밀한 협력을 하기로 했다.
⑤양국 대표단은 중동사태와 관련,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의 경계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상호협력 방안을 검토했다.
⑥양국 대표단은 방산기술 협력이 양국 공동이익에 도움이 되고 방산기술 공유를 위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양국은 방산장비 공동생산계획의 확대,155㎜ 자주포 공동생산확대 양해각서 체결,방산물자 제3국 판매절차 간소화 등에 합의했다.
⑦양국은 전시주류국지원(WHNS) 협정을 빠른 시일내에 체결키로 합의했다.
⑧양국 대표단은 한반도 비축탄약과 폭발물의 안전성 제고를 위한 공동연구개발 양해각서를 조기에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⑨양국 대표단은 한국종단 송유관(TKP)의 관리를 미국측이 91년에 한국으로 이양하기로 의견을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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