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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도우익정부」탄생 예고/고­옐친 연정구성 합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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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도우익정부」탄생 예고/고­옐친 연정구성 합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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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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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통령제ㆍ「내각의장」 신설… 제2의 구조개편 시동/극좌우세력 반발이 최대 변수고르바초프 대통령과 옐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의 연립정부 구성원칙 합의는 소련이 대통령제 채택에 이어 제2의 정치구조 개편을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옐친은 13일 러시아공 최고회의 연설을 통해 지난 11일 고르바초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일부 각료 지명권을 러시아공이 행사하는등 연립정부를 구성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소련 양대 정치지도자들의 이번 회동에서 합의된 구체적 사항은 양측 모두 그 내용을 함구하고 있어 소상히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일 밝혀진 신연방조약 초안을 살펴볼 때 연정은 예상된 수순인 것으로 전망됐었다.

즉 『연방의 주권은 각 공화국의 주권으로부터 나오고 각 공화국은 평등의 입장에서 연방에 가맹한다』는 신 연방조약의 기본특 속에서 소련 최대공화국인 러시아공은 당연히 연방정부의 일부 권력을 공유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러시아공의 연방정부 참여로 현 소련의 정치구조는 개편이 불가피하며,이를 위해 부통령제를 신설하고 각료회의 대신 내각을 두며 총리라는 명칭을 「내각의장」으로 바꾸는등 일대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이 됐다.

고르바초프는 물론 이같은 권력구조 개편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지 않게 미국식 행정부를 구상한 것으로 보이나 옐친의 급진개혁파의 세력이 만만치 않은 점을 감안,같은 대통령제이면서도 내각수반을 반대파에 할양하는 프랑스식 체제를 타협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사회당 출신인 미테랑 대통령의 1차집권 중반기때 중간선거에서 공화연립의 우파에 패배하자 시라크 파리시장을 총리에 임명,「좌우동거정부」를 구성한바 있다.

고르바초프도 국민들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옐친의 급진개혁파에 미 대통령제에서 보듯이 별로 실권이 없는 부통령이나 프랑스식의 내각 수반인 내각의장을 맡겨 「중도우파정부」(소련에서 보면 중도좌파)를 구성할 의도를 갖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옐친쪽에서는 이같은 명목상 직책보다는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를 원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정권의 핵심인 국방ㆍ재무장관직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고르바초프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결코 국방장관직을 급진개혁파에 양도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부통령이나 내각의장과 재부장관 및 일부 각료직을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부통령이나 내각의장,재무장관 등에는 급진개혁파의 제2인자인 소브차크 레닌그라드 시장,카즈블라토프 러시아공 최고회의 부의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고르바초프­옐친의 연정은 그러나 보수ㆍ급진개혁의 양극단세력으로부터 모두 반발을 사고 있어 그 시기나 폭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번 볼셰비키혁명 73주년에 발생한 우발적인 저격사건에서 보듯이 양극단세력들은 고르바초프 정권에 대해 어떤 물리적 행동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리투아니아등 발트3국들은 이미 독자적으로 통화발행을 결정하는등 연방탈퇴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경제문제도 온건보수파와 급진개혁파간의 갈등으로 별다른 해결책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신 연방조약과 정치구조 개편은 결국 함수관계인 연방과 각 공화국 관계,경제문제 등과 맞물려 비록 고르바초프­옐친간의 회동에서 어떤 묵계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치열한 파워게임 속에 쉽게 결론에 도달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대세는 일부에서 지난 5월 옐친이 러시아공 최고회의의장에 취임한 때부터 제2의 혁명기에 들었다고 지적한 것처럼 급진개혁쪽으로 그 방향의 물꼬를 튼 만큼 올해말이나 늦어도 내년초까지는 새로운 「소련주권 연방공화국」이 출범할 가능성이 높다.<이장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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