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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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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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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통령이 재임중에 내린 대소결정은 곧 미국의 역사요,세계의 역사이다. 따라서 잘한 일과 잘못한 일 모두 후세에 전해져 교훈으로 삼게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만졌던 종이조각 한 장에서부터 모든 자료와 유물들을 고스란히 보존해야 한다』 트루먼 전 대통령의 말이다. ◆지난 7월19일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근처 오린다시에서는 성대한 축제가 벌어졌다. 닉슨 전 대통령의 출생지인 이곳에 닉슨 기념도서관이 준공된 것이다. 1만1천여 평의 대지에 2천만달러 들여 세운 도서관 개관식에는 지미ㆍ카터를 제외한 제럴드ㆍ포드,로널드ㆍ레이건,조지ㆍ부시 등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한 1만여 명의 하객이 참석,축하했다. ◆이날 미국의 매스컴은 『닉슨이 워터게이트사건으로 백악관에서 쫓겨난 지 16년 만에 복권되는 날이다』라고 보도했다. 4천4백만페이지에 이르는 각종 자료와 문서를 소장한 이 도서관에서는 워터게이트사건 때 닉슨을 사임케 했던 녹음테이프를 들려주고 있다. ◆닉슨뿐이랴. 미국의 역대 대통령은 은퇴 후 주로 향리에 기념도서관을 세운다. 여기에는 재임중 공은 물론 과에 관한 자료와 유물들도 전시하는 게 관례로 되어 있다. 트루먼은 인디펜던스시에,아이젠하워는 아비린시에,존슨은 오스틴시에 각각 기념관을 갖고 있고 레이건은 현재 로스앤젤레스 근교에 재계 친지들의 지원으로 거대한 기념도서관을 짓고 있다. ◆우리의 건국사는 비록 43년에 불과하나 이승만 윤보선 박정희 최규하 전두환씨 등 역대 대통령 중 누구도 번듯한 기념관도서관이 없다. 하나같이 독재와 장기집권,정변과 파행헌정 등으로 과오와 상처투성이여서 국민의 존경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총무처는 최근 역대 대통령과 관련된 각종 자료와 유물을 파악하도록 각 부처에 협조를 의뢰했다. 총무처는 각종 자료와 문서,사용했던 책상과 걸상 등 생활용구,휘호 등을 모아 전시회도 갖고 종합기념관에 영구보관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각 지도자의 공적만을 전시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과오와 오판 등에 관한 자료도 소상하게 국민이 알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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