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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당무위원ㆍ의원 연석회의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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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민 당무위원ㆍ의원 연석회의 안팎

입력
1990.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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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원 자체는 거부안해” 한목소리/모양ㆍ실리에 신경 시기만 신축/일부서 경직자세 조짐에 김총재가 제동/독자등원은 부인… 야 통합 예상밖 조용○…평민당의 13일 수유리 아카데미하우스에서의 당무위원과 소속의원 연석회의는 장시간의 난상토론이 예상되었으나 등원에 대한 공감대만을 재확인한 채 3시간여 만에 종료.

이날 회의는 등원문제에 대한 최종 결정여부로 관심을 모았으나 구체적 등원시기는 결정하지 못한 채 등원시기와 방법을 당지도부에 일임하는 선에서 일단락.

평민당이 등원을 미룬 데는 4개월 동안에 걸친 사퇴정국에서의 자세를 하루아침에 반전하기가 쉽지 않다는 명분론이 크게 작용한 듯. 또 이와 함께 등원을 하기 전에 여당으로부터 얻어낼 것은 최대한 얻어내고 보장받을 것은 확실히 해두어야 한다는 현실적 계산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 된 듯.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 등원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한다는 등원거부론은 찾아볼 수 없어 등원 자체는 기정사실화.

평민당은 의원들이 소속지구당에 내려가 지역구 여론수렴 절차를 밟은 뒤 당지도부가 이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을 빌려 등원결정을 하기로 했는데 등원시기는 아무래도 내주초로 넘어갈 전망. 평민당은 이와 함께 총무접촉 등 가능한 대여협상 창구를 총동원해 등원협상의 최대쟁점이 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에 대한 정당공천제 허용문제 등을 놓고 막바지 줄다리기를 할 예정이어서 이번주가 힘들게 넘어갈 것임을 예고.

평민당이 지자제협상과 등원문제를 분리해 독자등원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한때 나왔으나 회의가 끝난 뒤 채영석 부대변인은 보충설명을 통해 『등원을 안했으면 안했지 독자등원은 안한다』라고 분명히 못박아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등원 자체가 상당히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

○…시작부터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는 김태식 대변인의 입을 통해 논의의 대강만이 공개되었을 뿐 구체적 발언내용에 대해서는 이례적인 보안.

김 대변인은 『농촌문제와 민생문제 등 시급한 현안해결을 위해 내일부터라도 당장 등원하자는 의원이 몇 명 있었으나 회의의 대세는 지자제 등의 큰 문제가 관철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급한 등원은 있을 수 없다는 강경론이 주조였다』고 회의결과를 집약.

김 대변인은 『따라서 회의의 결론은 지금까지의 등원조건에 대한 분명한 매듭을 지은 뒤에야만 등원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모아졌다』고 결론.

김 대변인은 이어 『그러나 명분을 고수하자는 강경론이 등원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었다』고 애써 부연.

김 대변인은 『회의에서 일부 언론이 무슨 근거로 14일이라는 날짜까지 박아 평민당의 등원을 보도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터트리는 소리가 많았다』면서 『지자제협상이 타결되기 전에는 등원이 어려울 것』이라고 거듭 강조.

○…김 대변인은 의원들의 개인발언 내용을 끝까지 발표하지 않다가 기자들의 성화에 못이겨 발언의원들의 이름만 순서대로 공개.

발언순서는 조홍규 조윤형 정웅 채영석 이찬구 이희천 정균환 임춘원 김영도 김득수 이원배 박상천 양성우 유인학 의원과 안동선 당무위원의 순.

회의의 초반분위기는 무조건 조기등원도 잠시 있었으나 발언이 계속될수록 명분론이 대세를 이루었고 회의말미에 가서는 분위기가 강경해져 자칫 등원거부론마저 나올 태세여서 사회를 맡은 김대중 총재 등 지도부가 제동을 걸어야 했을 정도였다는 후문.

조홍규 이희천 정균환 김득수 의원 등은 조기등원을 주장했고 나머지 대부분의 경우는 『등원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무작정 등원할 수는 없다』는 주장을 폈다는 것.

채영석 의원은 『등원의 시기가 임박했다는 데는 이의가 없으나 의원직을 사퇴했을 때 이를 지구당과 국민에 알렸듯이 지구당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면서 『이 절차를 밟은 뒤 등원시기와 방법에 대한 결정을 당지도부에 일임하자』고 제의. 또 박상천 의원은 『지자제선거법의 구체적 사항과 개정될 국회법의 구체적 내용에 대한 확실한 언질을 받지 않은 채 등원할 경우 자칫하면 지난 7월과 같은 날치기와 몸싸움이 재현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경우 국민의 정치에 대한 불신감이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니 분명한 입법을 다짐받아야 한다』고 쐐기.

그런가 하면 유인학 의원은 『소수야당인 우리가 어렵게 싸워 협상국면을 이끌어낸만큼 좀더 가시적 성과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합의사항을 문서화하고 필요한 경우 조문화까지 해야 한다』고 강조.

양성우 의원도 『국회에 들어가서 민자당의 독주를 제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등원에 앞선 사전보장의 필요성을 부각.

○…이날 회의는 단식정국과 영광ㆍ함평 보궐선거 등 정국의 한 고비를 넘긴 뒤 열린 탓인지 소속의원 거의 전원이 참석하는 높은 출석률을 보였고 심지어는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아온 손주항 의원마저 참석해 눈길.

회의에서는 서명파를 중심으로 야권통합에 대한 의견도 활발히 개진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김대중 총재가 『통합에 대한 복안을 가지고 있고 2∼3일 안으로 서명파 의원들과 별도로 만나 기탄없는 얘기를 하겠다』고 밝힌 탓인지 통합문제는 가볍게 통과.

이에 앞서 서명파 의원들은 12일 저녁 별도의 모임을 갖고 야권통합과 등원문제를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는 후문.<정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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