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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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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0.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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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무당들은 신당에 청동거울을 모셔놓고 「명도」라고 해서 신령의 얼굴이라 믿는다. 애초에 거울은 불룩하게 돼 있어서 보는 거울이 아니다. 무당들은 또 한 자 안팎의 「신칼」이 귀신을 쫓는 위력이 있다고 믿는다. 방울도 귀신을 쫓는 영험이 있다고 믿는다. 작은 종처럼 생긴 「흔들 방울」을 쓰기도 한다. 거울ㆍ칼ㆍ방울은 말하자면 무당의 「세 가지 신기」다. ◆우리 무당의 거울ㆍ칼ㆍ방울은 또한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유물이기도 하다. 기원 전 수백년 전부터 청동기 유적에서는 으레 이들 유물이 나온다. 일본의 천황 집안에도 「세 가지 신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세 가지 신기」는 거울ㆍ칼에다 방울이 아닌 「곡옥」이 들어간다. 이 곡옥도 한반도의 고분에서 흔히 발굴되고 있다. ◆일본사람들은 천황을 「덴노」라고 부른다. 그 발음으로 봐서 덴노란 원래 「천왕」이었을 것이다. 천왕이라는 이름은 원래 한반도에서 쓰던 것이다. 3세기께 중국의 기록에 의하면 남한땅에서는 「천군」이라는 제사장이 있었다. 정확하게 우리 말로 무엇이라고 했는지 알 수 없지만,어쨌든 천군과 천왕은 같은 말이다. 덴노는 하늘에서 떨어진 귀신이 아니었다. ◆일본은 1백23억엔,우리 돈으로 6백88억원을 들여 명인 덴노의 즉위식을 12일 치렀다. 천조대신의 유물이라는 「세 가지 신기」가 나오고,무당이 새 덴노에게 신을 내리는 의식도 올렸다. 이 무당굿을 일본사람들은 「다이조사이(대상제)」라고 부른다. 덴노를 인간이 아닌 「귀신」으로 떠받드는 의식이다. 무당굿 치고는 어처구니없는 「정치 쇼」다. ◆세계를 주름잡는 경제대국 일본에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무당굿이 공존하고 있다. 국수주의 소설가요 국회의원인 이시하라(석원신태랑)는 『남경 대학살사건은 중국인들이 지어낸 거짓말』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폭언을 해서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역시 일본은 세계를 이끄는 「큰 나라」되기는 아직도 요원한 섬나라요,후진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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