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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의 웃음/뻔뻔함에 경찰도 치떨어(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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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의 웃음/뻔뻔함에 경찰도 치떨어(등대)

입력
1990.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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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산채로 파묻었습니다』경기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 야산계곡의 일가족 생매장 사체발굴 현장에서 돌아온 범인 오태환씨(31ㆍ전과2범)은 무슨 자랑이나 되는 것처럼 이렇게 말했다. 직접 죽이지않고 생매장 했으니 죄가 가볍지 않느냐는 투였다.

오는 또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최서연양(5)을 무릎을 꿇려 앉히고 그냥 묻어 버렸다』고 진술해 조사하던 경찰들 마저 치를 떨게했다.

11일의 사체발굴에 참여했던 군ㆍ경ㆍ주민 등 2백여명은 흙더미와 돌덩이 아래에서 일가족의 결박당한 사체가 나타나는 순간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산간임도에서 계곡바닥에 이르는 경사면에는 산채로 굴러 떨어지면서 흘린 핏자국과 흰고무신이 남아있어 일가족의 비참한 최후를 생생하게 증언해 주었다.

11일 하오 서울 영등포구 도림동에서 붙잡혀 영등포경찰서로 끌려온 공범 윤용필(31)도 플래시를 터뜨리는 사진기자들에게 『내일 찍자』며 히죽히죽 웃음을 흘리기까지 했다.

인간이라고 할수도 없는 범인들은 신혼부부의 단꿈을 깨뜨리고 일가족의 행복한 나들이길을 피로 물들여 놓고도 유유히 유흥가를 돌아다니며 술과 대마초,여자로 환락의 밤을 지냈다.

11일밤 사체가 안치된 양평 길병원에 온 서울의 유족들은 『수사고 뭐고 다 필요없으니 당장 시신을 서울로 옮겨달라』며 오열했다.

12일 아침 양평경찰서로 찾아온 김남양씨(60ㆍ강릉시 노암동 773)는 『내 회갑잔치에 오겠다던 서연이가 차디찬 산속에 산채로 묻히다니』라며 울음을 삼키다 『이게 무슨 범죄와의 전쟁선포냐』고 끝내 통곡했다.

주민들은 『어떻게 범인들이 훔친 차량으로 열흘이 넘게 활개치고 다닐 수 있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ㆍ강원간 국도에서 대낮에 일어난 끔찍한 사건때문인지 12일에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이 길에 차량통행마저 줄어든 것 같았다. 주범 이성준(31)도 12일 시체로 발견돼 짐승 3인조는 더 이상 날뛸수 없게 됐지만 범죄의 공포는 여전하다.<신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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