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58개국 공식사절단 보내/방화등 행사반대 36건 발생/11만 시민 일장기 환영… 수만경찰 삼엄한 경비【동경=문창재특파원】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대관식인 「즉위의 예」 의식이 12일 하오 1시 동경 지요다(천대전)구 궁성 정전에서 열렸다.
전세계 1백58개국과 유엔 EC 등 2개 국제기관의 공식 축하사절단,일본 3부요인 및 각 도ㆍ도ㆍ부ㆍ현 대표 2천5백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아키히토 일왕은 『일본 헌법과 왕실전범에 따라 즉위를 내외에 선명한다』면서 『헌법을 준수하며 일본 및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서 주어진 책무를 다할 것을 맹세하며,국제사회의 우호와 평화,인류의 복지와 번영에 기여할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가이후(해부준수) 총리는 일본 국민을 대표한 축사(수사)에서 『우리 국민 일동은 활력에 넘치고 향기높은 일본 건설과 세계평화와 인류복지 증진을 위해 힘을 다할 것을 맹세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영훈 국무총리를 비롯,퀘일 부통령,아나톨리ㆍ루키야노프 소련 최고회의의장,바이체커 독일 대통령,로카르 프랑스 총리 등 수뇌급 인사들과 찰스 영국 황태자 등 각국 왕족들이 참석했다.
행사가 끝난 뒤 하오 3시30분부터는 아키히토 일왕부처와 정부요인들이 궁성에서 일왕 거처인 아카사카고쇼(적판어소)까지 4.7㎞를 차량으로 퍼레이드 행사를 펼쳤으며 7시30분부터는 각국 사절을 초대한 「향연의 예」행사가 궁전에서 열렸다.
○새 헌법아래 첫 행사
○…대관식행사는 일왕과 왕족들이 궁전의 정전인 마쓰노마(송간)에 도착,일왕이 다카미구라(고어좌)라는 옥좌에 오르는 의식으로 시작돼 가이후 총리가 선창한 만세3창으로 끝났는데,이 의식이 끝난 뒤 일본 자위대가 21발의 예포를 쏘아 새왕의 정식 즉위를 축하했다.
○…이번 행사는 64년전 히로히토(유인) 일왕의 즉위식 후 처음이기도 하며,왕의 지위가 절대군주에서 상징적 존재로 격하된 전후의 새 헌법 아래서 치러지는 첫 행사라고 해서 국내외로부터 많은 관심이 쏠렸다.
○퍼레이드 행렬 4백m
○…하오 3시30분 일왕 부처가 탄 오픈카가 가두퍼레이드를 하는 동안 연도에는 11만여명의 시민들이 일장기를 흔들며 새왕의 정식 즉위를 축하했다. 44대의 차량으로 편성된 4백m 길이의 퍼레이드 행렬은 왕궁니주바시(이중교)경시청앞국회앞아카사카(적판)아오야마(청산)를 거쳐 30분만에 일왕의 거처인 아카사카 고쇼(적판어소)에 도착.
연도에서는 육ㆍ해ㆍ공 자위대 악대와 소방청악대들이 경쾌한 행진곡을 연주했으며,1만명에 가까운 경찰관이 동원돼 2∼3m 간격으로 2중 경비망을 폈다.
○신사 4곳등 불에 타
○…행사를 전후해 동경 시내와 인근지역에서는 방화ㆍ사제폭탄 폭발 등 36건의 대관식 방해사건이 일어나 일본 경찰이 초긴장.
이날 상오 신주쿠(신숙)구에 있는 다무봉신사에서 도시게릴라 조직의 방화로 불이나 목조신전 28평이 전소된 것을 비롯,신사 4개소ㆍ사찰 1개소가 불탔다.
또 JR(일본 철도공사) 아키하바라(추엽원)역과 지하철 마루노우치(환지내)선 오테마치(대수정)역,히비야(월비곡)선 히로오(광미)역 등 7개역과 터널 등에서도 불이 나 최장 2시간 반동안 전차통행이 중단돼 교통혼잡이 빚어지기도.
○…이날 상오 지바(천엽)현 나라시노(습지야)에 있는 육상 자위대부대등 5곳의 자위대시설 구내에서 사제폭발물이 터지거나 발견됐다. 이 사건들로 부상자는 없었으나 현장부근에서 폭탄 발사장치가 발견되기도 했는데,사건 직후 중핵파등 과격게릴라 조직은 성명을 통해 자신들이 저지른 소행이라고 밝혔다.
○…분쿄(문경)구 하쿠산(백산) 등 3곳에서도 게릴라들이 궁성을 노려 사제폭탄을 발사했는데,이 폭탄은 궁성에서 2㎞ 떨어진 라쿠초(유락정)역 부근 등에 떨어졌으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이날 일본 전국에서는 대관식 지지 및 반대행사가 1백30여건 있었는데,수적으로는 반대집회가 많았다.
시부야(섭구) 미야시타(궁하)공원에서는 「대관식 반대ㆍ반국왕제 통일행동」이란 집회에 이어 1천2백여명의 참석자들이 「전쟁과 강권지배를 분쇄한다」고 외치며 3백㎞의 가두행진에 들어갔다.
○…임시공휴일인 이상 국왕제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자진해 학교에 나감으로써 대관식 반대의사를 표하기도. 동경의 일부 국민학교 교사들은 자신의 재량으로 학생들을 등교케 했으며,일부지방의 사립고교에서는 학생들이 강당에 모여 국왕제에 대한 찬반토론을 벌였다.
○경비 1백23억엔 소요
○…이번 행사 소요총경비는 1백23억엔(9천5백만달러)으로 이중 거의 3분의 1이 보안경비에 충당. 경찰은 왕궁과 아카사카(적판)궁이 내려다 보이는 부근 건물일대에 물샐틈없는 경계망을 폈으며 왕궁주변 및 카퍼레이드가 베풀어지는 대로변 맨홀을 폐쇄. 또 테러방지를 위해 저공비행선을 운행시키기도 했다.
○…대관식이 거행되는 동안 왕궁앞에서 27세의 한 청년이 전통예식에 따라 할복을 기도.
경찰은 과도로 할복을 기도한 이 청년이 가벼운 상처만 입고 병원에 옮겨졌다고 밝혔으나 신원이나 동기에 대해서는 함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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