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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운명/임철순 사회부차장(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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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의 운명/임철순 사회부차장(메아리)

입력
1990.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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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과 인디언들의 갈등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네소타주의 리치호 일대에서는 「물고기전쟁」이 벌어졌다. 1백50년전 백인들은 인디언의 주거를 제한하면서 이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을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지켜지지 않았다. 그러자 인디언들은 88년부터 『조약대로 하겠다』며 밤중에 횃불과 창을 들고 나와 고기를 잡기 시작했다.연방정부는 인디언들이 옳다고 했으나 주정부는 물고기를 잡으려면 돈을 내야 하며 크기와 마릿 수도 제한받는 주 법을 들어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이 일대의 백인들은 「물고기를 살리자」고 인디언 배척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연과 함께 살던 원주민들이 자연을 파괴하며 정착한 사람들에 의해 자연보호를 요구당하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아메리카대륙의 주인이었던 인디언들은 처음 백인들의 좋은 이웃이자 자연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준 교사였으나 이제는 4백여 거류지에 발묶여 사는,소수민족 중에서도 가장 허약한 소수민족으로 전락했다.

총과 기술을 앞세운 문명의 힘에 기록수단도 갖지 못한 유목민들은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1636년부터 2백50여년간의 투쟁사는 미개한 민족의 몰락으로 끝났다.

백인들은 인디언들을 서부로 밀어내면서 2백73개에 이르는 조약을 맺었으나 어떤 것도 지켜지지 않았다. 인디언들은 요즘도 새로 발견되는 옛 조약문서를 들이대며 이행을 요구하고 박물관에 있는 조상들의 뼈를 돌려달라고 해 미국 정부를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1백년전의 일을 따지면 곤란하잖아』하는 것이 미국 정부의 반응이라고 한다.

인디언들은 이런 요구를 부족별로 산발적으로 계속하고 있다. 특유의 독립성 개별성 때문에 아직도 결집된 힘을 갖지 못하고 있는 그들은 전국추장회의를 만들려는 계획도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6백여 부족 1백50만여명에 이르는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원하는 것은 민족자결이다. 그들은 미국 각 주와 연방정부의 관계처럼 독립된 주권을 갖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다. 인디언의 피가 4분의 3인 몬태나주립대의 한 교수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털어놓았다.

미국의 60여개 대학이 운영하는 인디언연구소나 교육프로그램도 대부분 학문적 성취보다 소수민족과의 교류ㆍ화해에 역점을 두고 있으나 인디언학은 의붓자식 취급을 당하고 있다. 이런 기관들이 「거꾸로 쓴 미국사」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이 백인들에게는 못마땅한 일이다.

무지하고 낙후한 민족의 수난과 비극이 어찌 지난 세기의 일일 뿐이랴. 형태만 다를뿐 「인디언사냥」은 오늘도 전세계에서 계속되고 있다.

「마히오 네 베스탐」(신이여 우리를 보호하소서ㆍ샤이안족의 말)<보즈맨(몬태나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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