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묶고 절벽 떨어뜨려 매장/할머니등 셋은 실신상태 묻어/강릉 외사촌 회갑연 가다 참변【양평ㆍ대전=신윤석ㆍ최정복기자】 강릉에서 신혼부부를 납치,금품을 턴 같은 고향의 전과자 3인조는 빼앗은 차에 애인까지 태우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도피생활을 하다가 돈이 떨어지자 살인 강도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범인들중 10일밤 검거된 오태환(31ㆍ폭력 등 전과6범ㆍ인천 서구 가좌1동 164)은 경찰에서 『잡히지 않을 수 있었는데 잡혀 분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범인들은 유씨 등 일가족 4명을 낭떠러지에서 밀어 떨어뜨려 실신시킨 뒤 생매장했으며 생매장직전 정신을 차린 서연양(5)이 『아저씨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울면서 애원하는 데도 무자비하게 함께 생매장했다.
▷살해◁
강릉 신혼부부 납치강도 사건으로 경찰의 추적을 받게 된 3인조는 지난 9일 하오1시10분께 경기 양평군 청운면 갈운리 6번 국도에서 서울을 떠나 강릉으로 가던 서울1 초9298호 자주색 쏘나타승용차를 가로막아 세우고 운전자 유증렬씨(54) 어머니 김매옥씨(84) 김씨의 여동생 김주옥씨(74ㆍ경기 구리시 교문동) 유씨의 외손녀 최서연양(5ㆍ서울 중랑구 상봉동 240의8) 등 4명을 흉기로 위협,차를 빼앗았다.
범인들은 이어 어른 3명의 손발을 나일론 끈으로 묶고 유씨는 테이프로 눈을,목장갑으로 재갈을 물려 그동안 타고 다니던 서울3 포5886호 쏘나타승용차와 빼앗은 유씨의 차 트렁크에 유씨 등 어른 3명을 나누어 감금하고 서연양은 주범 이성준(31)의 애인 심혜숙양(22ㆍ대전 서구 둔산동 394)이 안은 채 50분 뒤 27㎞ 떨어진 양평군 단월면 산음리 야산에 도착,유씨 등을 들쳐 메고 올라간 뒤 산간임도 옆 높이 20m의 낭떠러지 아래로 밀어뜨렸다.
범인들은 낭떠러지로 내려가 실신해 있던 어른 3명중 두 할머니는 도로옆에 구덩이를 판뒤 돌로 눌렀고 유씨와 서연양은 이곳에서 50m 떨어진 산 중턱에 암매장했다.
오는 당시 손을 뒤로 묶인 서연양이 살려달라고 하는데도 깊이 1m의 구덩이에 넣고 흙으로 덮었다고 말했다. 범인들은 범행전날 단월면 석산리의 오시순씨(74ㆍ여) 집에서 민박했는데 유씨 등을 잡아놓은 뒤 다시 돌아와 이 집 등에서 『아버지 산소에 간다』며 삽 2자루를 빌려 암장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사체발굴◁
10일 밤 대전경찰서로부터 오를 인계받은 경기도경은 이날밤 사체수색에 실패한 뒤 11일 하오1시20분께 사체 4구를 찾아냈다.
유씨는 눈에 푸른 테이프가 붙여져 있었고 푸른 나일론 끈으로 손발이 뒤로 묶여 있었다. 또 상ㆍ하의가 모두 벗겨진 팬티차림인 채 비스듬히 누운 자세로 무릎을 구부리고 숨져 있었다.
암장현장은 양평과 강원 횡성을 잇는 6번 국도에서 10㎞ 떨어져 인적이 거의 없는 오지로 범인들은 지난 9월의 호우때 생긴 계곡을 매장 장소로 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공범검거◁
공범 윤용필(31)은 11일 하오8시35분께 서울 영등포구 도림1동 친구 양모씨(30) 집에서 주민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윤은 이날 새벽 양씨 집에 와 숨어있다 범인들의 수배사진을 TV로 본 주민의 신고를 받은 파출소 직원 2명과 112순찰차가 출동,검거했다.
검거당시 윤은 별다른 반항없이 순순히 연행됐는데 지난 10일 하오 대전에서 경찰이 쏜 총알이 오른쪽 이마를 스쳐 길이 7㎝의 상처가 나 있었다.
윤은 범행당시 자신은 운전만 했으며 매장은 공범 이가 했다고 주장하고 『이도 가슴에 총알을 맞았으며 3㎞정도 달아나다 대전 동구 천동 아파트부근에 차를 버린 뒤 이와 헤어졌다』고 말했다.
▷모의ㆍ도피◁
범인들은 지난 7일 상오 안양 코암호텔 201호에서 한탕 더하기로 모의한 뒤 서울에 와 하오5시께 구로구 독산동의 렌터카회사에서 쏘나타승용차를 5만6천원에 빌려 충주쪽으로 가다 김천으로 방향을 바꿔 가던중 길가에 서있던 서울3 포5886호 르망승용차의 번호판을 떼어 쏘나타승용차에 붙이고 서울로 돌아왔다.
이어 지난 8일 낮12시 서울을 출발,하오3시께 경기 양평군 단월면 석산리에 도착,낚시가게에서 이번 범행에 사용된 푸른색 텐트끈 20m와 과도 2개를 구입,석산리 오씨 집에서 민박한 뒤 이 집을 나와 범행했다.
이들은 범행뒤 구리시를 거쳐 이날 밤10시 안양에 도착,여관에서 자고 성남을 거쳐 오의 애인이 있는 대전으로 갔다가 오만 붙잡혔다.
◎“살려두면 후환… 모두 살해/신혼부부 살려준것 원통
▷범인 오와의 일문일답◁
범인 오는 유씨 등 4명을 살해ㆍ암장한 것은 증거를 없애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누가 먼저 죽이자고 했나.
▲이성준이다. 반대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왜 그렇게 끔찍하게 죽였나.
▲증거를 없애 완전범죄로 만들기 위해서였다. 강릉에서 신혼 부부를 살려주었다가 신원이 드러나는 바람에 도망다니는 신세가 됐다.
범행 동기는.
▲몰라서 묻느냐. 돈 때문이다. 그리고 차도 필요했다. 유씨 등으로부터 뺏은 것은 현금 10만원,수표 등 모두 20만원과 자동차 뿐이다.
범행 장소는 어떻게 택했나.
▲윤용필이 용문산 등 이 일대에 자주 놀러다녀 지리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죽였나.
▲이성준과 윤용필 2명이 할머니 2명을 승용차 뒤트렁크에 가둔 채 현장으로 끌고가 암매장한 뒤 다시 나와 이성준이가 나를 데리고 유씨와 서연양을 차에 싣고 다시 현장으로 갔다.
임도에 도착하자 이성준이가 내게 서연양을 처리하라고 해 계곡 밑으로 끌고가 생매장했다. 살려달라고 울면서 애원했지만 모른 척하고 그대로 땅에 묻었다.
더 할말은.
▲잡히지 않을 수 있었는데 잡혀 분하다. 양평에서 나는 가담하지 않고 망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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