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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세력 제도정치권 진입/민중당 창당… 의미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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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야세력 제도정치권 진입/민중당 창당… 의미와 전망

입력
1990.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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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ㆍ농민 조직화” 새정치 표방/10석 목표… 대중성ㆍ재정 등 과제로재야의 정치세력화를 표방해온 「운동권」 인사들이 10인 민중당을 창당함으로써 자생적 진보정당이 본격 출범하게 됐다.

민중당의 출범은 그동안 장외에서 기층운동 및 반체제 투쟁을 해온 재야 운동권이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변신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우선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지난 40여 년 동안 좌파이데올로기가 금기시돼오던 사회구조 속에서 민중당이 얼마만큼 착근할 수 있느냐에 따라,향후 정치구도의 변화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도 민중당 창당이 갖는 의미 중의 하나이다.

또한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불신이 그 어느때보다 높은 상황에서,혁신을 내세우며 기존정당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고 있는 민중당이 대체 정치세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당 선언문에서 『한국전쟁 이후 민중이 직접 건설한 최초의 진보적 정당』이라고 창당 의미를 스스로 규정한 민중당은 지향점을 ▲민중이 주인이 되는 정부수립 ▲민중주도의 자립경제 ▲군사독재의 종식 ▲조국의 자주적 평화통일 달성으로 정하고 있다.

특히 강령 중 경제부문에서 독점재벌 해체ㆍ주요 기간산업과 금융기관의 국유화ㆍ일정규모 이상의 토지국유화와 국유토지임대제를 주장하고 있어,좌파성격을 확실히하고 있다. 민중당측은 지나친 좌파이데올로기의 강조가 대중성 상실과 직결됨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경제체제도 사회주의식 계획경제가 아닌 계획적 시장경제를 지향한다고 밝히고 있으나,좌파성격이 두드러짐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 중론.

정책과 이념에서 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당운영에 있어서도 민중당은 당원들의 당비와 당간부들의 분담금,「민중」의 기부금만으로 재정을 운영키로 해 기존 야당과는 차별성을 나타내고 있다.

민중당은 기존 정당과 판이하게 다른 정책과 이념을 국민 다수에게 전파시키기 위해 일단 원내의석 확보라는 가시적 목표보다는 농민ㆍ노동자 등 민중을 대상으로 한 정치조직화에 비중을 두고 있다.

이런 조직화작업이 전제된다면 차기총선에서 노동자 밀집지역인 인천을 비롯,구미,울산 지역 등에서 10여 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민중당측의 계획이다.

이처럼 민중당이 정치불신 상황에서 새로운 대체세력임을 내세우며 야심찬 출범을 시작했지만,국회에 진출하여 영향력있는 정당으로 발전하기까지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큰 장애요인은 좌파세력에 대한 국민의 기피증 내지는 믿음성 부족이라 할 수 있다. 이번 함평ㆍ영광 보궐선거에서 민중당이 적극 밀었던 노금노 후보가 단지 2%를 약간 웃도는 득표를 한 현실이 국민감정을 잘 나타내주고 있다.

이러한 국민의 믿음성 부족은 재야 운동권세력을 포괄하지 못하고 그 일부만으로 출범한 민중당에 상당부분 책임이 있다. 지난해(89년)초 통합재야단체인 전민련이 출범한 이래 운동권강화론자­재야정당추진파가 맞서 분열을 시작해,이어 재야정당추진파에서 다시 야권통합파가 갈려나가는 난맥상을 보였다는 점에서 국민의 지지가 약화될 수밖에 없음은 당연한 귀결.

특히 홍성우 변호사 이부영씨를 비롯 명망있는 학계ㆍ법조계ㆍ재야 인사들이 대거 참여를 포기한 점도 민중당의 무게를 약화시키고 있다. 또 정당의 활동력을 사실상 뒷받침할 재정면에서도 취약점이 많아 민중당의 장래는 순탄치 않을 가능성이 높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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