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정당들 부활ㆍ정정불안 종식 희망9일 실시된 아일랜드의 제7대 대통령선거에서 이혼ㆍ동성애 등의 합법화를 주장해온 좌익계 변호사 메리ㆍ로빈슨 후보(46)가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선거법의 「혜택」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인구의 96%가 가톨릭신자이고 보수적 공화당이 60여년간 집권해온 데서 나타나듯 서유럽에서는 보기 드물게 여성차별이 잔존하는 아일랜드에서 로빈슨 후보가 거둔 이번 승리는 『국민들이 과거 유제를 청산할 새 스타일의 지도자를 택했다』는 그녀의 말처럼 이 나라에도 변화의 물결이 깊숙이 스며들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당초 예상을 뒤엎고 전 부총리겸 국방장관 출신의 공화당 레니한 후보를 누른 것은 로빈슨 여사도 말했듯이 『집안에서 유모차를 굴리는 대신 구제도를 굴려 갈아치운』 여성유권자들이 표를 한데 몰아준데 있다.
로빈슨 여사의 지난 정치행적은 구습 타파과정 그 자체였으며 한결같이 여성ㆍ소수집단의 인권확장을 위한 강력한 소신이 투영된 삶을 보여주었었다.
26세때 최연소 상원의원이된 그녀는 여성의 판사직 및 동료 남자의원과 동일연금 혜택,서자의 유산상속권 쟁취에 앞장섰다.
또 동성애 및 피임의 합법화법안을 제안,85년에 정식으로 18세 이상 모든 여성에 피임이 허용됐다.
그녀는 가톨릭이 금지한 개신교개통의 트리니티대를 최초로 졸업한 가톨릭신자며 개신교도인 동료법학도 닉ㆍ로빈슨과 결혼,세 자녀를 두고 있다.
명문 트리니티대를 수석 졸업,하버드대서 석사학위를 받은 재원이기도 하다.
그러나 86년 국민투표에서 이혼의 합법화가 거부당했고 낙태는 아직도 용납되지 않는 등 가톨릭 및 전통과의 단절이 쉽지 않은만큼 대통령직 수행에도 험로가 예상된다.
다만 그녀의 당선으로 좌익정당 부활가능성과 함께 정정불안 종식의 희망도 커지고 있으며 친유럽 성향으로 유럽 국제무대에서의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아일랜드 타임스지가 『그녀의 승리는 아일랜드가 편협되고 여성에 가혹했던 과거에서 열린 미래로 나가는 첫 신호』라고 평했듯 아일랜드 국민은 과거 어느 때보다 그녀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조상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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