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표 흡수ㆍ표 단속 밤새 열기/평민 김총재 면까지 훑어 상승세… 득표율에 더 신경/조후보 지역개발 공약ㆍ노후보 농민층에 막판 호소○…『5백일간 가꾸어온 문전옥답의 곡식을 황색 외풍에 쓰러지게 할 수 없다』(민자당의 조기상 후보).
『영광 함평 주민들의 민주화 의지가 김대중 총재의 청와대행을 좌우한다』(평민당의 이수인 후보).
『농사꾼의 애로사항은 농사꾼만이 알 수 있다』(무소속의 노금노 후보).
영광 함평 보궐선거가 18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9일 결전의 날을 맞았다.
지난해 6월 서경원 의원 구속 때부터 정확히 4백97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고향에 머물며 사랑방좌담회 등 발로 뛰는 선거운동을 해왔다는 조 후보,영남 출신이란 「절대적 핸디캡」을 김대중 총재의 현장 지원과 후광에 힘입이 오히려 장점으로 뒤바꿔놓은 이 후보,「정치꾼들은 싫다」며 소외된 농민의 마음에 불을 지핀 노 후보 등이 유권자의 선택 만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6일의 마지막 합동유세에서 무소속의 김기수 후보가 평민당 지지를 호소하며 후보직 사퇴를 선언,3파전 양상을 띠었던 이곳 보선은 투표일이 임박하면서 조ㆍ이 후보의 양파전으로 압축된게 사실.
당초 평민당이 영남 출신의 이 후보를 낙하산 식으로 공천하자 조 후보측은 「호남지역 유일한 민자당 의원」의 출현을 은근히 기대했던 게 사실. 그러나 김대중 총재가 지난 4일부터 현지에 내려와 상주하며 「직접지원」에 나서자 분위기는 급변. 지난 13대 선거 때의 황색 바람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느낌이어서 당락보다는 득표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평민당측은 「뻔한 결과」에 대한 유권자의 무관심을 우려,투표참여를 적극 호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노인층을 중심으로 낯선 평민당 후보에 대한 명분보다는 매일 얼굴을 대하던 「동네사람」 조 후보에 대한 애정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마지막 결과는 좀더 지켜볼 일이다.
○…조 후보측이 가장 믿는 부분은 지난 13대 선거 때의 상대적 선전결과. 당시 조 후보는 세찬 황색 태풍 속에서도 23%인 2만표 가까이를 건져낸 저력이 있다.
여기에다가 그동안 5백일 가까이 조 후보 개인이 접촉해온 2만여 명의 면식을 더할 경우 3만여 표의 부동표가 확보돼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조 후보의 고향이 함평(4만4천5백95)보다 유권자 수가 훨씬 많은 영광(5만9천7백57)이며 민자당이 확실한 선거공약으로 내건 「칠산종합개발계획」이 영광 바닷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함평 쪽에서 30% 득표만 한다면 이변이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
노 후보가 고향 함평에서 예상 밖으로 선전하고 있는만큼 평민당 표를 상당부분 잠식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조 후보측은 「김대중 총재=이수인 후보」의 등식을 깨뜨리기 위해 『이곳 선거에서 민자당 후보를 당선시켜야 다음 대통령선거 때 타지역에서 김 총재 표가 나올 수 있다』고 설득하면서 김 총재 때문에 이 후보에게 가는 표를 막아보려고 안간힘이다.
○…평민당의 목표는 지난번 서경원 후보가 얻었던 73% 이상의 지지를 얻어낸다는 것이다.
평민당은 김 총재가 뜻밖의 영남인사를 공천하자 다소 난감했던 게 사실.
공천신청을 했던 김기수씨가 평민당의 「공천 잘못」을 주장하며 무소속으로 입후보하고 외지 인사에 대한 반발이 예상보다 드세자 방심하다가는 허를 찔릴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기도 했었다.
그러나 김 총재가 지난 1일의 개편대회 참석에 이어 4일부터는 아예 상주하며 4개읍 16개면을 샅샅이 누빈 결과 지지열기가 지난 13대 선거 때에 결코 뒤지지 않음이 확인되자 당선을 기정사실로 해 득표율 제고에 주력하는 느긋한 모습이다.
이때문에 평민당은 ▲기권을 하지 말자 ▲금권타락선거를 방지하자 ▲투표통지표와 주민등록증을 남에게 맡기지 말자 ▲타후보를 모함하는 흑색선전에 속지 말자는 등의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하며 「제대로 선거만 치르면 된다」는 표정이다.
지난 6일부터는 중앙당의 연청회원을 중심으로 7명씩 26개조의 부정선거감시반을 24시간 가동,주민들의 열기를 누수없이 표로 연결시키기 위해 마지막 「단도리」 작업에 열중이다.
한편 평민당은 이 후보가 외지인이란 점을 감안해 지역사업에 대한 공약이 설득력이 약할 것이라고 판단,이 후보를 대신해 현역의원들이 「민원접수」를 했으며 선거기간에 최대 인파가 몰렸던 지난 7일의 함평집회에서는 김 총재가 직접 나서 세세한 민원처리를 약속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노 후보 자신이 1백50여 회,운동원들이 4백50여 회 등 6백회 이상의 마을좌담회를 개최한 바 있는 무소속 후보 진영은 지난 7일부터 「후보사퇴설」이 돌기 시작하자 즉각 기자회견으로 이를 부인하는 등 막판 안간힘.
노 후보측은 이곳 주민의 80% 이상이 농민이라는 점을 감안해 젊은 농민후계자들을 중심으로 「설득조」를 편성,『이번 선거는 「활농」을 위한 선거가 돼야 한다』고 마지막 지지를 호소중이다.<영광ㆍ함평=정병진 기자>영광ㆍ함평=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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