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동판제막ㆍ연방상원 첫 개회/고르비 방문 양국 우호협정 조인베를린 장벽 붕괴 1주년인 9일 베를린에서는 공식기념식과 함께 몇가지 기념행사가 거행된다. 그러나 공식통일의 감격적 행사를 이미 치른 뒤인지라 장벽붕괴 1주년 행사는 1년전의 감동을 되새기고,그 역사성을 기록하는 선에서 조촐히 치러진다.
공식 기념식은 지난해 11월9일 밤 처음 장벽검문소가 개방됐던 브란덴부르크문 북쪽 보른홀머 다리에서 하오 2시반(현지시간ㆍ이하같음) 베를린시 정부주관으로 거행된다. 기념식에는 몸퍼 베를린 시장과 슈비에르지나 전동베를린 시장이 참석,기념 동판을 제막한다. 이 동판에는 「61년 8월13일 이후 최초로 89년 11월9일 밤 장벽이 보른홀머 다리에서 열렸다. 베를린인들은 다시 하나가 됐다」는 기록과 함께 『베를린은 살아 남을 것이며,장벽은 붕괴될 것이다』는 브란트 전총리의 예언적 선언이 새겨져 있다.
지난해 동독 공산당 중앙위의 장벽개방 결정이 발표된 시각인 하오 7시에는 구공산당 본부앞 마르크스 엥겔스광장에서 샤보프스키 당시 공산당 대변인의 발표내용이 다시 녹음 방송된다. 이와 함께 경음악 밴드가 팝뮤직을 연주,환희의 순간을 되새긴다.
이에 앞서 이날 상오 9시 서베를린 콘그레스 할레회의장에서는 연방상원 분데스라트의 통일 후 첫 회의가 개최된다. 지난달 14일 처음 선출된 동독지역 5개주 대표등 연방구성 16개주 대표로 구성된 연방상원은 첫 통일 의회의 역사성을 기념하기 위해 장벽붕괴 1주년인 이날을 개회일로 택했다.
공식행사 외에 기념행사로는 상오 11시 장벽과 인접한 구제국의회옆 슈프레 강둑에서 장벽탈출 희생자 추모비가 제막된다. 희생자들의 가묘가 있던 자리에 세워진 추모비는 베를린 장벽에서의 희생자 80명등 동ㆍ서독 국경장벽에서 희생된 1백91명을 기리는 것이다.
각종 기념전시회중 특기할 만한 것은 베를린 중심가 쿠르프르스텐담의 밀랍인형관에 마련된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의 밀랍인형 전시회다. 이 전시회는 베를린 장벽 붕괴와 독일통일의 「최대은인」인 고르바초프의 공적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동독 출신 조각가 크리스티안ㆍ파숄트가 제작을 맡았다.
또 서베를린 오이로파(유럽) 센터에서는 구동독체제를 상징하는 트라반트 승용차 전시회가 열린다. 「서쪽으로의 방황」이라고 명명된 이 전시회에는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트라반트모델이 전시돼 베를린 장벽 붕괴에 따른 동독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한편 베를린시 정부 집권당인 사민당(SPD)은 하오 7시 마토이스 교회에서 장벽붕괴와 같은 날인 1918년 11월 9일의 바이마르공화국 수립,1938년 11월9일 밤의 유태인 학살극 「크리스탈나흐트」등 3대 역사적 사건을 기념하는 행사를 갖는다.
이날 축제형식 행사로는 최근 통합된 동ㆍ서베를린 의사ㆍ약사회가 하오 7시 서베를린 방송탑 무도홀에서 개최하는 축하무도회 정도만 계획돼 있다. 그러나 이날 밤 베를린에서는 약간의 자축인파와 함께 지난번 공식통일 행사때와 같은 산발적인 항의 소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베를린 장벽 붕괴의 「최대은인」 고르바초프는 이날 독일을 방문,본에서 콜 총리와 「독소 우호친선 협력조약」을 정식 조인할 예정이나 베를린 방문 계획은 없다. 그러나 이날 뉴스의 스포트라이트는 역사적인 우호협력조약 체결과 고르바초프에게 집중될 가능성도 높다.<베를린=강병태특파원>베를린=강병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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